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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소액주주… 자사주 소각·배당 확대에 '센 입김' [소액주주, 거액주주 되다]

파이낸셜뉴스 2024.03.12 18:25 댓글0

플랫폼 중심 소액주주 勢과시
최소 6곳 주주제안 안건 상정
주총전 소액주주 의견 수렴도
주주제안 안건 가결률 오를듯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을 구심점으로 위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주주연대 측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배당 확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주총 안건 상정 이전에 주주연대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밸류업 훈풍 타고 입김 세진 소액주주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액트, 헤이홀더, 비사이드코리아 등 주주행동 플랫폼에 모인 주주연대의 주주제안을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한 기업은 최소 6곳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제안이 제출된 곳 가운데 DB하이텍과 알파홀딩스, DMS, 강스템바이오텍, 캐스텍코리아, 오로라 등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주주제안을 두고 회사 측과 표 대결을 벌이게 됐다.

특히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이후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자사주 취득·소각이나 이사 선임, 집중투표제, 배당 등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이 늘었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업체인 DMS의 소액주주 모임은 △당기순이익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현금배당 △집중투표제 △자사주 취득·소각 △감사선임 등 주주가치 제고를 골자로 한 6개 주주제안을 냈고, 전부 오는 26일 열리는 정기주총 안건으로 채택됐다. 캐릭터 디자인 전문기업인 오로라는 주당 1000원의 현금배당을 요구하는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을 주총(26일) 안건으로 상정했다. 자사주 소각과 무상증자 요구는 거절했다.

주총에서 표 대결로 이어지기 전에 기업이 소액주주 의견을 받아들인 사례도 있다.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인 유비쿼스 소액주주들은 헤이홀더 플랫폼을 통해 주당 900원의 배당금, 감사위원 선임 등의 주주제안과 자사주 취득·소각, 무상증자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전달했다. 유비쿼스 측은 올해 연결당기순이익의 40% 규모 배당을 결정하고 자사주 취득 후 전량 소각, 무상증자 등을 약속하면서 소액주주들은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일부 주주연대는 주주제안을 주총 의안으로 채택하지 않은 기업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DI동일 소액주주들은 감사 해임, 동일알루미늄 흡수합병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을 내놨지만 이사회가 이를 상정하지 않자 가처분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1일 주주연대의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휴마시스도 현금·주식 배당, 집중투표제 도입, 자사주 취득·소각 등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을 거절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이 올린 주총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주제안 가결률도 오를 것"

주주행동 플랫폼으로 모인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 규모와 안건 범위가 전년 대비 확대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주제안 가결률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ESG기준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주주제안 기업과 총안건은 각각 50사, 195개로 직전 2년 평균보다 41%, 26% 증가했다. 특히 소액주주연대가 주주제안을 낸 기업 수는 2021년 10곳, 2022년 11곳에서 지난해 18곳으로 급증했다. 안건별 주주제안 가결률은 이사해임(45.5%), 감사선임(31.6%), 정관변경(25.9%) 순으로 높았다.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지난해 주총 가결률이 기대만큼 높지 않았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는 소액주주연대뿐만 아니라 주주행동에 나선 곳들이 전년보다 합리적 판단하에 주주제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이사 선임 등의 가결 가능성이 높고, 밸류업 기조에 따라 배당 확대 등도 수용을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어 "플랫폼이 나오면서 구심점으로서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내기 용이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소액주주들의 주주제안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의견이 관철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수 있는 기관과의 연계가 활성화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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