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관 1조1672억원, 외국인 2845억원 순매도
AI·반도체·방산·조선 종목 순매도 상위권
美 관세 시행, 세재 개편안 등에 차익 실현
중장기 전략 수립 필요…“실적·내러티브 중심”  |
| 지난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이달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강세를 보였던 AI·반도체·방산·조선 등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장기적으로 호재가 상존하는 업종인 만큼 조정 국면에 저가 매수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서 각각 1조1672억원어치와 284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앞서 기관은 올해 1월 2일부터 7월 31일까지 기관이 4조404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다 이달 들어 순매도로 돌아섰다. 올해 4월까지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5월부터 7월까지 10조2893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이달부터 순매도를 진행 중이다.
기관은 AI와 반도체 업종 매도세가 눈에 띄었다. 8월 1~8일 기관이 순매도한 종목 중 △LG씨엔에스 3625억원 △
SK하이닉스 3320억원 △
삼성전자 1813억원 △
NAVER 1516억원 등이 1~4위를 차지했다. 방산 업종인 △
LIG넥스원(1060억원) 5위 △
풍산(925억원) 6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734억원) 9위 등도 순매도 상위권이었다.
외국인도 기관과 비슷하게 AI, 반도체, 방산을 팔아치운 것은 물론 조선주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NAVER(3927억원) 1위 △
현대로템(1826억원) 2위 △삼성전자(1508억원) 3위 △LIG넥스원(1013억원) 5위 △한화에어로스페이스(926억원) 6위 △
한화시스템(840억원) 7위 △HD현대중공업(775억원) 8위 △대한조선(534억원) 9위 등이 순매도 상위권이었다.
해당 종목들 대부분 상반기 코스피 주도주로 꼽히며 주가 성장이 두드러졌던 종목들이다. 이에 주가가 다소 과열돼있다는 판단에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7월 말 미국과 무역 협상 타결로 새로운 관세율 적용이 시작된 것과, 최근 세재 개편안 불안감이 겹쳐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이유로 꼽힌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상호 관세 시행에 대한 우려와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시장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한국 증시도 관망세가 지속되며 종목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지난 6월 40조원이 넘었던 거래 대금이 최근 20조원 초반까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증권가에선 단기적인 조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AI, 반도체의 경우 국내외 투자가 확대되는 분위기고 조선, 방산 역시 한미간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등으로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단기적 대응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시장을 관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불확실한 호재와 악재를 뒤쫓기보다는 실적과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선 미국 기업 투자 증가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 해 이익 연관성이 높은 산업재 업종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유리해 보인다”며 “또 설비투자액(CAPEX) 투자 금액도 크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데 매출액 대비 재고 비율이 평균 대비 낮아진 기업도 미국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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