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보 3.9%·생보 6.51%
단순 변심보단 불황 장기화 영향
꼼꼼히 따져보는 소비형태도 한몫
지난해 국내 5대 손보사(
삼성화재·K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DB손보)와 3대 생보사(
삼성생명·
한화생명·교보생명)의 청약철회비율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아지는 보험계약 유지율 및 급증하는 보험약관대출과 함께 '경제 불황 지표'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 비해 소비자들의 인식 수준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손보업계의 청약철회비율은 3.90%로 2022년(3.61%) 대비 0.29%p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2.37%에서 2.66%, KB손보는 2.77%에서 2.84%, 현대해상은 3.28%에서 3.57%, 메리츠화재는 3.42%에서 3.53%, DB손보는 3.16%에서 3.33%로 올라 5대 손보사의 청약철회비율은 모두 상승곡선을 그렸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0.29%p 상승하며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메리츠화재의 청약철회비율이 가장 높았다.
생보업계의 상황도 비슷하다. 생보업계의 청약철회비율은 2022년 하반기 6.26%에서 지난해 하반기 6.51%로 0.25%p 증가했다. 같은 기간 4.77%에서 4.38%로 청약철회비율이 되레 감소한 교보생명을 제외하면 삼성생명은 4.83%에서 5.41%, 한화생명은 4.51%에서 5.01%로 모두 상승했다.
청약철회비율은 전체 신계약 중 청약일로부터 1개월 이내 청약을 철회한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고객의 단순 변심 영향도 배제할 수 없지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보험 계약 해지율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생활고가 청약철회비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보험사 판매채널 영업효율 및 감독방향'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지난해 2년 보험계약 유지율은 65.4%로 2022년(69.4%)에 비해 감소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생명보험사들의 해약환급금과 효력상실 환급금 규모는 38조4357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5% 늘었다. 불황형 지표로 꼽히는 생손보사의 보험약관대출 또한 지난해 말 기준 71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 위주의 영업환경에서 벗어나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으로 범위를 확장,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변심'의 여지가 커진 것 또한 청약철회비율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전속설계사는 연평균 3.7% 감소한 반면 GA소속 설계사는 4.8% 증가했다.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청약철회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 손보업계 채널별 청약철회비율을 살펴보면, 법인대리 텔레마케팅(TM) 채널 철회율이 10.54%로 가장 높았으며 법인대리점 홈쇼핑 채널이 8%, 직영 다이렉트 채널이 6.14%로 뒤를 이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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