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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효과 볼까'…LG이노텍, 메타에 XR 부품공급 유력

파이낸셜뉴스 2024.03.08 07:19 댓글0

LG이노텍 3D 센싱 모듈.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 3D 센싱 모듈. LG이노텍 제공

[파이낸셜뉴스] LG이노텍이 애플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3D 센싱 모듈'이 글로벌 빅테크 메타의 확장현실(XR) 기기 탑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LG전자가 메타와 XR 전략적 협업을 맺으며 LG이노텍이 수혜자로 떠오른 것이다. 메타에 부품 공급이 현실화되면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이노텍의 수익 다변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3D 센싱 모듈'의 메타 XR 공급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3D 센싱 모듈은 XR 기기의 핵심 기술로, 카메라 모듈과 함께 사람과 사물을 인식해 충돌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스마트폰에서는 사진 촬영과 얼굴 인식 등에 활용돼 왔다.

LG이노텍 3D 센싱 모듈의 메타 공급은 지난달 LG전자와 메타가 맺은 전략적 협업의 낙수효과로 풀이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지난달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까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차세대 컴퓨터'로 불리는 XR은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1월 사전판매로 20만대를 판매했고, 품절 사태로 리셀러까지 탄생했다.

LG이노텍은 애플 비전프로에 ToF(비행시간측정) 3D 센싱 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애플의 깐깐한 품질 장벽을 뚫으며 기술력을 인증받은 만큼, 메타의 XR에도 탑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와 메타의 합작 XR 헤드셋이 이르면 내년 1·4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이노텍의 공급이 현실화되면 그간 시장에서 지적해 온 높은 애플향 매출 비중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LG이노텍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5%에서 지난해 77.2%로 2배 넘게 증가했다.

3D 센싱 모듈은 LG이노텍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회사의 전체 매출 중 3D 센싱 모듈 비중이 20%가량을 차지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이 20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3D 센싱 모듈 부문에서 약 4조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XR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XR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1억달러(약 53조원)에서 2028년 1115억달러(약 14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이 1100만대로 전년 대비 4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이노텍은 XR 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준비도 마쳤다. 올해 초 대만 렌즈 제조사인 AOE옵트로닉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자율주행용 카메라, XR용 광학부품 시장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에 보급형 카메라 모듈 투자를 강화하며 국내 사업장의 고부가 제품 생산 여력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LG전자를 비롯해 XR 기기를 만드는 업체들도 LG이노텍의 3D 센싱 모듈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애플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 다각화를 실현할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3d #비전프로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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