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업계, 동향파악 분주
"어떤 영향 받을지 예의주시"
美국제무역위 분석
"전세계가 中전기차 관세 올리면
韓 수출 증가… 부품 관세는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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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의 1000만원대 소형 전기차 '시걸' AP연합뉴스 |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를 100% 이상으로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양 진영이 한목소리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자칫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 한국 업체들엔 호재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미중 갈등 심화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 국내 업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교차한다.
■美, 中 때리기 '韓 여파 촉각'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서 수입하는 전기차 관세를 4배 인상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해외 대관조직과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미국시장 동향 파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도입 당시에도 뒷북 대응으로 피해를 본 만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급변하는 현지 정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IRA 사태 이후 국내 주요 대기업은 올해 대선에 맞춰 미국 현지 대관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자동차 분야에선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그룹 해외 대관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확대하고 '사업부'급으로 격상시켰다. 작년 12월에는 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를 자문역으로 위촉하며 무게감 있는 인사도 영입했다.
국내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아직 세부내용이 공식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어떤 영향을 받을지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일단은 동향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의 우방이라는 점을 이번에 잘 활용해야 한다"면서 "중국 전기차 산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수록 한국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에 수출되는 모든 자동차에 부과되는 2.5% 세금과는 별도다. 이렇게 되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최대 102.5%로 인상된다. 바이든 정부는 이르면 14일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핵심광물, 태양광전지, 배터리 등의 분야에서도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매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영향은 '기대 반 우려 반'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에 팔린 전기차의 65%를 만든 국가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를 판 업체는 중국 BYD로 288만3000대를 기록했다. 이어 테슬라(180만9000대), 폭스바겐(99만3000대), 중국 상하이자동차(90만8000대), 중국 지리(89만6000대), 스텔란티스(56만9000대), 현대차그룹(56만대) 순이었다. 1000만원대의 초저가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는 중국은 최근 유럽시장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미국시장에 승용전기차를 팔고 있는 업체가 한 곳도 없다. BYD 등이 멕시코 공장을 활용한 우회수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 같은 우회수출에 대해서도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
기아 등이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지역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국내 완성차 중에서 미국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업체는 현대차·기아뿐이다. 반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극단으로 치달아 IRA처럼 한국산 전기차가 역차별을 받을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 민관 합동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통령 직속 연방기관인 국제무역위원회(USITC)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올린다면 한국에 이익이지만, 관세가 전기차 대신 부품을 겨냥하면 한국이 손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놔 이목을 끌었다.
cjk@fnnews.com 최종근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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