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 기록 중인 펄프가에 제지주도 '고공행진'

'무림P&P' 울산공장 /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 국제 펄프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제지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무림페이퍼 등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종이목재 지수는 전장보다 14.32포인트(3.02%) 급등한 488.77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개별 업종지수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코스닥 종이·목재 지수도 전장보다 216.48포인트(1.11%) 오른 19696.30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무림페이퍼는 전거래일 대비 23.95% 급등한 3855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무림그룹 계열사인 무림P&P와 무림SP도 각각 전 거래일보다 8.01%, 10.35% 올랐다.

이외에도 대영포장(5.76%)과 신풍제지(3.47%), 태림포장(2.82%) 등 코스피에 상장한 제지주 대부분이 강세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국일제지도 전 거래일보다 4.59%나 올랐다.

제지주 강세에는 국제 펄프 가격 급등세가 유지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펄프는 종이를 만드는 주원료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남미표백활엽수(SBHK) 펄프의 월간 가격은 지난 5월 기준 t당 925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국내 제지업체들도 속속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무림페이퍼는 지난 3월부터 인쇄용지 가격 할인율을 50%에서 35% 수준으로 낮췄다. 무림페이퍼는 추후 제품 가격 추가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이날 "펄프 가격과 함께 제지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한다"며 "전반적으로 원가가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인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림페이퍼와 함께 국내 제지업계 ‘빅2’인 한솔제지는 지난 10일 펄프 가격 상승 등으로 전체 백판지 품목 가격을 t당 약 10% 인상한다는 공문을 도매업체들에 발송했다. 한솔제지는 지난 3월에도 인쇄용지 가격을 15% 인상한 바 있다.

한편 6월 펄프 SBHK 가격은 오는 20일을 전후로 발표될 예정이지만 관련 업계에선 펄프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겠다고 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있지만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견조한 펄프 수요가 뒷받침하고 있다"며 "또 올해 예정된 증설 물량이 없어 펄프 가격은 하반기에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제지기업이 펄프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보진 못할 전망이다. 백판지·인쇄용지와 달리 골판지는 펄프 비중이 낮고 생산 방식에 따라서도 수혜 여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차적으론 펄프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는데 펄프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무림P&P가 유일하다"며 "2차적으론 인쇄용지를 만드는 기업 중에서도 원가 인상에 따라 판매가를 같이 올릴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국내 인쇄용지 수요가 나쁘지 않고 해외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도 백신 접종에 따라 인쇄용지 수요가 올라오는 상황"이라며 "운임비가 만만찮은 상황이지만 수익성은 분기가 지날수록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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