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옵베스트
기본일당에 철야로 두대가리, 특근으로 한대가리.
총 거진 네대가리 받을 생각에 뿌듯해하면서
일당 정산 받으러 인력사무실을 가는 걸음이 피곤에도 힘찼었던...
인력사무소 앞은 항상 아침부터 술판이다.
만만한 순대국 뼈해장국 등 국밥짐. 작은 시장 국시집, 우동집..
다들 바삐 출근 준비 할 그 7시~8시의 차가운 아침바람에
부르튼 손발, 그 남루한 행색의 군상들은 삼삼오오 한그릇씩 꿰차고
소주 한 잔 막걸리 한 사발 들이붓어가며
서로 김대중이가 개섀끼니, 김영삼이가 개섀끼니, 뭐니뭐니해도 박정희때가 좋았다니,
전두환이가 남자답고 화끈해서 좋다니... 세상에 빨갱이가 많아서 우리가 이렇게 일이 없고 힘들다니..
5시반부터 늦게는 7시까지 제 몸 하나 품팔이에 실패해 꾸역꾸역 국밥집에 모여든 패자중에도 최종패자들..
그들은 함께 있어도 어차피 서로의 이야기는 듣지도 관심도 없는..
결국은 외롭게 짖어대다 찜질방으로 갈 운명들...
일당 정산받고 하루는 종일 집에서 푹 잘수 있다는 작은 위안 하나로 나서는 길에 내가 본 그들은..
그저 늙은 개.
길거리 쓰레기 밥도 투쟁에 밀려 못먹은... 늙고 병들어 힘든 개들이
서로 옛주인이 주던 뼈다귀를 회상하며 왈왈 모여 짖는 그 모습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집에 돌아와 조용히 잠들면서 다짐했었지.
나는 그런 힘빠진 개새끼들은 되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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