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W토론

트럼프가 항복했다.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10년물 국채 입찰이 불안해지자 동맹을 향하던 총부리를 내렸고 나스닥은 12%급등했다.
이제 중국과만 싸우겠다고 하니 관세로 인한 대공황은 없을 것이고, 다 끝난 것 같다. 끝난 것... 맞나?
이번 대환장 파티로 인해 미국이 삼류국가로 전락했고, 패권이 사실상 중국에 넘어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는
자들이, 국가들이 늘어날 것이다. (유럽이 몰락하고 미국이 부상할때를 돌이켜보면 데자뷰로 보일듯)
흔히 중국이 여러개로 쪼개질 거란 기대와 소망이 섞인 예측들이 난무하곤 했고, 지금도 많지는 않지만 들리곤 한다.
물론 가능한 일이다. 중국은 원래부터 하나의 민족도 하나의 국가도 아니었다. 그 대륙에는 여러나라의 흥망성쇄가
있어왔고, 통합된 후에도 변방에는 군소국가, 부족들이 항상 웅크리며 기회를 엿보곤 했다.
그런데,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면 미국이 먼저 쪼개질 것 같다.
미국은 몰락하고 있다. 트럼프가 유일한 원인은 아니지만, 강력한 변곡이자 트리거이며 몰락의 가속자임은 틀림없다.
미국의 시작과 성장을 생각해보면, 미국은 광대한 국토에 수많은 이민자가 들어와 거대한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한
국가다. 세계의 공장. 현재는 중국이 그 이름을 대표한다.
세계의 공장이 되면 국력이 급격히 성장하고, 결국 거대한 군사력을 손에 넣게 된다. 그게 현재의 미국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군사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왜? 실물이 아닌 가상의
자본에 눈돌려 버텨냈기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사실상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버티는 나라다. IT 역시 실물보다는
지적자산, 즉, 설계능력과 가상 인프라, 소프트웨어 산업에 기반한다.
미국이 세계를 압도하는 분야에 실물 생산, 즉 제조업 분야는 이제 없다. 단 하나도
제조업은 현재 독일, 일본, 한국이 선두에 그 뒤를 중국이 바짝 쫓고있고, 생산량 기준으론 중국이 전세계 탑이다.
이미 중국이 패권을 넘겨받은 상태다. 아직 세계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 뿐이다. 세계의 공장이 된 시점에
이미 패권 승계는 이뤄지고 있던 셈이다.
영국이 해가 지지않는 나라로 군림한 이후, 고부가가치 산업, 즉 금융업으로 최종 안착한 후 영국은 몰락했다.
미국이 지구상 최강국으로 군림한 이후, 제조업 경쟁력이 계속 추락하니 프라자 합의로 일본을 짓눌러 버텨낸 것도
고작 반세기 더 버티는 데 지나지않았다. 중국은 그런 식으로 누를 수가 없다. 이젠 끝이다.
현재 트럼프가 벌이는 관세전쟁의 본질은, 미국이 선택한 가상자산, 지식자산, 소프트웨어, AI로 초부가가치를
만들어 거품가득한 미국 자산을, 미국의 부를 유지하려는 현재의 방향을 부정하고, 실물 경제 제조업 강국이었던
예전으로 돌아가기 위해 타국의 경쟁력을 강제로 다운시키려는 억지다.
그렇다. 억지다. 이건 일시적으로는 작동할지 몰라도 지속불가능하다. 그리고, 시작도 전에 중국이 같이 죽자고
덤빈다. 이길 수 없는 전쟁이다.
왜냐하면 중국은 제조업 기반을 모두 갖고 있고, 미국은 제조업 기반이 모두 몰락했기때문이며,
그 원인은 경쟁이 전혀 되지않는 생산단가에 있다. 미국은 중국 생산단가의 최소 3배이상 든다. 관세 아무리
때려봐야 경쟁이 안된다. 조립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해도 부품공급이 안된다. 부품공장까지 미국에 모두 다시
건설하겠다면 그건 한 세기가 걸리는 작업일테고, 애초에 첫 삽 뜰 일도 없을것이다.
안되는 일에 자본 투자하는 머저리 투자자는 찾기 어렵다. 아예 투자자가 없을것이다.
트럼프의 발악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다. 국수주의자로서 트럼프는 장기적으로 미국이 중국에 무릎꿇을 수 밖에
없다는 걸 확신하고 이런 짓을 벌이는 중이다. 전쟁은 AI의 연산능력으로 하는게 아니다.
실제 전장엔 탱크와 전투기, 수많은 포탄과 미사일이 필요하고 지속해서 생산할 생산능력이 필요하다.
중국은 아무리 비아냥과 조롱을 들어도 어쨌든 생산능력을 모두 갖췄고, 계속 개선중이다.
미국은 아무리 극찬을 듣는 기술력에도 생산능력이 거의 없다.
이 둘이 물리적 전쟁으로 접어들면 지금 당장의 전력은 압도적으로 미국이 우세하겠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우위는 퇴색하고 머지않아 대등한 전력이 됐을때, 승패는 유지력, 즉 전쟁물자 생산력으로 결판난다.
말할 필요 없이 전쟁 수행능력은, 군수물자 유지력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위다.
트럼프는 물리적 전쟁 수행능력을 다시 복구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현재 산업구조는 하이테크,
소프트 IT 기반이지, 하드웨어는 아예 삭제되어있다시피하므로 국가를 다 때려부수고 새로 만들지않는한 불가능하다.
불가능한 미션을 억지를 부려 수행하려는게 현재의 관세정책의 본질이다. 될 리가 없다.
그러므로 실패는 예정되어있다. 과정이 어떤 경로를 따를지만 불확실할 뿐.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대해 끝까지 맞대응하며 이 상황을 오히려 내수중심 경제로 개조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어차피 미국의 억지대로 따라도 타격이 클 것이므로 좀 더 타격이 커져도 오히려 기회로 삼는게 낫다는 심산일거다.
미국은 때리는 자의 입장인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쫓기는 자일뿐이다. 시간이 많지않고 뜻대로 되지도 않는다.
미국의 몰락은 일본을 억지를 부려 주저앉힌 시점에 이미 시작되었다. 사라진 산업경쟁력은 억지 부린다고
돌아오지 않는다. 그건 미국이라는 국가의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이기때문이다.
현재도 미국인들의 삶은 초인플레로 고통받고 있고, 관세로 인해 초초인플레로 향할 예정이다.
햄버거 3만원, 치킨 6만원, 계란 1알에 천원. 이것만 비싼게 아니라 다 이 수준이다.
이거보다 최소 몇 십% 상승 예정이다. 어쩌면 100% 오를 수도 있다. 중국에 관세 104%가 장기화되면 가능하다.
이는 미국의 인건비를 더 올리게 되고, 산업경쟁력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며, 부품 수입가 상승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미국 제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지게 될 것이고, 대체품을 미국에서 찾아봐도 더 낮은 가격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관세를 매겨도 미국의 부품가격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해진 이유다.
미국이 중국에게 패권을 넘겨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못견뎌 이를 되돌리려 억지를 부린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오히려 패권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구상의 혐오국이라는 중국의 이미지가 트럼프로 인해 빠르게 세탁중이다.
그 자리를 트럼프의 미국이 차지하고 중국은 오히려 EU와 아시아의 친구인양 손을 내미는 웃기는 상황이다.
초초인플레의 미국인들은 오래 버티지 못한다. 미국인들의 국론은 극적으로 분열될 것이고, 총기 소유의 나라답게
빈번하게 총격전이 벌어질 것이다. 임계점을 넘으면 일상적인 총격전이 벌어지며 이는 내전의 원인이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내전이 벌어지기 쉬운 나라는 사실 미국이다. 얼마전 영화적 상상력으로 봤던 'Civil War'는
'실현가능한 상상'이다. 중국이 쪼개지는 것보다 미국에 내전이 벌어지는 게 열 배정도 더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건 막을 방법이 없다. 그에 대한 올바른 대책은 EU, 아시아, 아메리카 동맹국들과
연합을 짜서 중국을 견제하며 버티는 것 뿐이었고, 그게 지금까지 미국의 방식이었다. 미국이 혼자 중국을 때려
부수는게 가능했으면 진작 했다. 불가능하니까 어셈블을 해온거다. 그 구조를 트럼프가 박살내고 있다.
그리고,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로 구조적으로 적자는 당연한 거였고 관리에 집중하던, 장기과제로 기축통화를 달러에서
다른 지구공용통화를 만들어 넘기던 했어야 했는데, 그걸 단숨에 부수는 것으로 미국 패권의 기반이던 달러 기축통화
지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덤비면 더 이상 달러는 기축통화가 아니게 된다. 자충수다.
이제 시간이 이대로 흐르면 미국은 동맹이 와해된 상태에서 맨몸으로 패권을 쥔 중국앞에 서게 된다.
태평양이 불바다가 될 시점은 물론 반세기내엔 오기 힘들겠지만, 어쩌면 살아생전 미국 본토가 폭격당하는 꼴을
보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트럼프의 관세정책이다.
미 경제학자들의 비명처럼, 트럼프의 지금 행위는 역사상 최악의 자해행위다.
...
유일한 미국의 생존책은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축출하는 것뿐이겠지만, 미국에서 탄핵된 사례는 역사상
단. 한. 건. 도. 없. 다.
트럼프가 친위쿠데타를 시행하지 않는한, 연방군을 시민에게 총부리 돌리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밴스를 내세워 3선하겠다는 소리까지 들리는 판국이다.
멀리 마중하지 않겠다.
Good bye America
P.S.
미국향 선적이 오늘 오후 1시를 기해 모두 중지하고 대기중이었다는 소문이 있다. 물론 재고는 있을테니 당장 하루 이틀에 물품이 바닥나지는 않겠지만, 미국 전역에, 최소한 수입업자들이나 기업관계자들, 금융권은 공포를 느꼈을테고, 백악관에 미친듯이 콜을 해댔을거다. 그 결과가 중국 빼고 나머진 90일 유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정교하게 설계한 계획이 있을거라고 믿는다. 장담한다. 그런거 없다.
그저 관세로 세수 보충하고 보호무역장벽으로 활용해 자국산업 살린다, 이런 단순 무식한 20세기식 발상일뿐이다.
이렇게 때리면 중국 때려 잡을거라 진심으로 믿고있다. 사실 중국이 화급히 '살려주세요' 달려올 줄 알았을 거다.
중국 내수경제가 위험한 건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일뿐이다. 아직 중국은 성장중이다.
지금 지구상에서 제일 위험한 국가는 거품만으로 버티며 하드웨어가 거의 소멸해 버린 나라다.
당분간 미증시를 비롯 글로벌 증시는 훈풍이 불겠지만, 이 상승은 오래 가기 어렵다.
패권은 이미 중국에게 넘어가 있다. 사실상.
한국은 이 사실에 기초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티한 양아치다. 미국도 양아치임엔 틀림없지만 그래도 여유있을땐 체면치레는 했지만
중국에게는 미국보다 훨씬 노골적인 내정간섭성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외교능력 확실한 지도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사대주의 매국노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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