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옵매매일지
지난 주 비교적 큰 베팅을 예정하였으나, 생각하는 지점이 오지 않아 결국 짤짤이로 마감하였습니다.
적다면 적은 수익이고 많다면 많은 수익이지만, 결과보다는 진입이 틀렸을 때 빠른 인정과 손절로 더 이상 손실을 키우지 않았다는 것에 그나마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아래 일별로 수익인 날도 당해 일 특정 거래에서는 5천만원 이상 손실이 발생했던 경우도 있으니 그 거래를 고집 부리며 계속 들고갔다면 타격이 좀 있었겠죠.
물론 거래내역을 복기할 때 아쉬움과 반성은 언제나 함께 하니 결과를 떠나 만족스러운 거래를 한 경우보다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언젠가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가 인터뷰를 하면서 한 라운딩에 만족스런운 샷은 2~3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주로 네이키드 옵션매수를 하고 방향성에 확신이 없어 짱을 볼 때는 아래 11/10일처럼 선물도 10~20계약 수준에서만 가끔 거래합니다. 평소는 전체 운용금액의 5%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짤짤이로 거래하고, 확신이 들면 30~50% 수준까지 투입할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1년에 2~3번도 되지 않습니다. 11월에는 첫 주는 쉬고 지난 주에 촉이 발동하여 진입 후 10% 이상 투입할 지점을 계속 노렸으나 시장이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아 그냥저냥 마무리했습니다.
[거래내역은 삭제하였습니다]
이 바닥에 발을 들여놓은지도 20년이 넘어갑니다. 올 해 3월 이후 상승기에 많은 젊은 주식 신규 투자자들이 입성하였다고 하니 한 싸이클 돌고나면 또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파생시장으로 넘어와 있겠지요. 그리고는 우리가 겪었듯 지옥이 바로 앞에 있는 생사의 갈림길을 뒤뚱거리며 걸어갈 것입니다. 투자자들의 일생만 유한할 뿐 파생시장의 역사는 신규 입성자들을 상대로 그렇게 또 반복되겠지요.
시작하지 않을 수 있다면 혹은 떠날 수 있다면 그러시라고 강권해드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분들이라면 혹여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옵션매수거래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남겨 봅니다.
1. 전체 시장거래시간 중 자신이 포지션을 보유한 시간이 평균적으로 50%를 넘는다면 옵션 매수는 그만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옵션 매수자가 세타의 위력을 온 몸으로 맞서며 거래하겠다는 것은 미친 짓입니다.
2. 인간의 본성에서 벗어나는, 어쩌면 본성과 반대로 진입과 청산을 할 수 있는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시면 좋습니다. 이 부분은 참 드리고 싶은 말씀이 많은데, 일례를 들어보자면 평온하던 시장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체결속도와 시세등락이 빨라지고 변동성이 폭발할 때 초보들은 대부분 손실을 입거나 확대시킵니다.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인간 본성에 따라 거래를 하기 때문이고 시장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체들은 그런 초보자들의 본성에 충실한 거래를 먹잇감으로 삼습니다.
3. 계속 손실을 입고 있다면 같은 방식의 거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래를 하지만 손실 입은 방식의 거래를 계속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선수들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손실거래를 당시의 시장상황과 함께 진지하게 분석하고 고민해 보시면 거기서 수익의 힌트를 찾으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4. 시장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중립 상태에서 매매에 임하는 편이 더 좋을 때가 많습니다. 예측은 예측일 뿐이고 실제 시장이 시작되면 시세에 따라 진입과 청산 버튼을 누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더 많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적중한 예측은 과감한 베팅과 큰 수익으로 돌아오기도 하지만, 자칫 불필요한 고집과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날의 시세는 그날의 시세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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