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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일기

J소장_ 투자일기코멘트4

개미 투자자의 삶은 고단하다.



오늘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떴다.

뒤척이면서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미국 증시가 상승 마감이다.

새로운 기대감이 피로감을 딛고 의욕을 힘껏 일으켜 세운다.


전원을 누르고 한글 파일 하나, 엑셀 파일 하나, 증권 사이트, 이베스트, 영웅문, 카이로스를 차례로 띄운다.

하드디스크만 두 번 교체해서 쓰고 있는 십 년이 다 된 컴퓨터는 여기까지가 한계다.

이십 분가량 소요하여 진지 구축이 완료되면 밖으로 나가 희뿌연 연기를 내뿜으며 전의를 다진다.


개장 직전부터 우하향으로 꺾인 나스닥 선물이 갭 상승 출발한 국내 선물을 끌어내리기 시작한다.

외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무자비한 매물로 내 계좌는 한 시간도 못 버티고 마이너스로 전환되었다.

온통 붉은 가을산이 시퍼런 바다에 잠겨 띄엄띄엄 흩어진 작은 섬이 된 것이다.


급히 꺾였던 나스닥 선물이 반등을 시작하자 국내 지수도 그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뿐, 어제와 마찬가지로 상대적 박탈감은 그때부터 장 마감까지 이어진다.

길 잃은 종목들이 늘어가는 요즘 전고점에 육박하는 저 지수는 누구의 솜씨인 걸까.

선물 세력들이 몇몇 종목으로 지수를 핸들링하며 목적을 달성하는 동안 대다수 종목들은 내상이 깊어간다.


꼼짝없이 당하기만 하는 개미 투자자들은 합리적 의심을 할 것이다.

저들의 곳간은 결코 마르지 않는 샘인가.

공매도 금지가 정말 지켜지고 있는 걸까.


시장은 늘 옳다고 하는데 늘 당하는 개미의 입장에서 수긍이 잘 가질 않는다.

빠질만한 여건에서 빠지더라도 오를만한 여건에서 또 빠지면 어쩌란 말인가.  

두더지 게임이 식상해지기 전에 가게 주인은 더 빠른 두더지 게임기를 마련할 것이다.

하물며 큰 돈이 걸린 주식 게임장에서 게임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게 될 그날까지 내버려둘 리 만무하다.

개미 투자자의 삶은 고단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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