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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시황

심상찮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1480원대 넘기나코멘트1

<p>.개미들 대규모 미국 주식 투자 쏠림</p>연간 2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인도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투매하고 국내 투자자는 해외 주식을 역대급으로 사들이면서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연간 최대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요인까지 겹치면서 구조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서울외환시장 집계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연평균 원-달러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15.28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1998년 연평균 환율(1394.97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 계엄 사태와 미국 관세 압박에 1487.6원까지 뛰었다가 5월 이후 1300원대에서 안정됐으나 9월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섰고 이달에는 장중 1470원대까지 상승했다. 4분기 평균은 1435원이다.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달러 대비 2.28%(14일 종가 기준) 하락(환율 상승)했다.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대감으로 약세를 나타낸 일본 엔화(-0.30%)보다도 낙폭이 훨씬 컸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 유로(+0.72%), 영국 파운드(+0.15%), 스위스 프랑(+1.32%), 중국 역외위안(+0.32%), 대만달러(+0.21%)는 모두 달러 대비 강세였다. 캐나다달러(-0.08%), 호주달러(-0.06%)는 달러 대비 약세였지만 원화 대비 하락 폭이 훨씬 작았다.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은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세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매가 맞물리면서 달러 환전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가장 컸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를 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는 36억3천만달러(약 5조3천억원), 일평균 2억6천만달러(3784억원)로 역대 최대였던 10월(일평균 2억2천만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만 9조원(9조128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 등으로 열흘 중 사흘을 하루 2조원 이상 순매도하는 투매 양상을 보였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강달러 흐름 속에 국내 외환시장의 급격한 수급 불균형이 더해지면서 원화 값을 더 가파르게 끌어내리고 있는 형국이다. 환율이 급등하자 환차손 우려에 외국인은 국내 주식 매도 포지션을 더 강화하고, 달러 공급처인 수출 기업들은 달러 매도를 최대한 미루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외신 인터뷰에서 “최근 환율 움직임은 대부분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좌우됐다”고 진단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29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에도 구조적인 달러 유출 확대가 원화 약세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역시 잠재적인 환율 상방 압력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14일 미국과 합의한 팩트시트에 외환시장 불안 때 투자 규모와 시점 조정을 미국에 요청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지만, 수용 여부는 “미국이 신의를 갖고 검토” 하기로 했다. 의무 조항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등으로 연간 150억~200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놨지만, 우리나라 한 해 해외직접투액의 3분의1 규모의 새로운 달러 수요를 시장 영향 없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은 상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4월9일 1484.1원)인 1480원대가 1차 저항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민혁 케이비(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국 개입으로 상승세가 일단 진정됐지만 외국인의 국내 증시 이탈이 이어지면 국민연금의 환헤지(달러 매도) 발동 레벨로 추정되는 1480원대 초반이 심리적인 저항선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환율 상승세 진정을 위해선 강달러 압력이 뚜렷하게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1480원대에서는 당국의 미세조정도 나올 가능성이 있어 급격한 환율 추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연내 1430∼1480원 박스권을 예상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규제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 1500원선도 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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