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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단상] 가을女子 가을男子코멘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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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子 가을

 


가을이 오면
가을女子는 홀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고
가을男子는 곁에 누군가가 있어주길 원한다


가을女子는
홀로 떠난 여행길
어느 낯선 간이역 플랫폼
마지막 열차가 남기고 가는 비명 속에서
이미 전설로 남겨진 '잃어버린 女子'를 환생시키며
온전히 홀로된 孤獨에 묻히고 싶어한다


엷은 카키색 버버리 코트 깃을 세우고
어둠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텅 빈 플랫폼에서
후두둑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바라보며 흘리는 눈물도
가을女子에겐 전혀 허물없어 보인다
때로는 孤獨한 女子가 아름다울 때도 있지 않던가

 

가을男子는
갓 잡아 올린 등푸른 생선의 비늘처럼
찰랑거리며 윤기흐르던
미류나무 광채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메마른 수수깡처럼 가슴이 푸석해진다
가을女子가 '잃어버린 女子'를 환생시키고 있을 때
가을男子는 기억의 저편, 神話처럼 살아있는
오월의 장미를 기억해내며
목젖으로 올라오는 쓸쓸함을 삼킨다

 

가을女子는
홀로 떠난 여행길에서
'女子의 人生'을 되돌아 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이 숨겠노라 다짐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日常의 희망사항일 뿐
숨 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첫차를 탄다


가을男子는
어느 후미진 골목 선술집에서
단풍 곱게 물든 어느 해 가을
산기슭에 흘렸던 장미의 눈물을 기억하며
마음의 지도를 꺼내놓고 追憶을 더듬어 가지만
가냘픈 신음소리만 귓가에 맴돌 뿐
回想할수록 장미의 모습은 흐릿하게 멀어져 간다
홀로 술 마시는 가을男子는 그래서 더 쓸쓸하다

 

가을女子가
가을男子가
가을이면 앓는 病
가을에는 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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