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 편입 1년 만에 구체적 성과 속속
호반건설과 벤처투자벤처 공동결성 나서
대한전선, 설비 투자·신산업 추진 드라이브

호반그룹과 대한전선의 동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호반그룹이 대한전선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1년 만에 벤처투자조합 결성, 유상증자 참여 등 구체적인 성과들이 속속 나와 중장기적인 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호반건설과 대한전선은 혁신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육성·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플랜에이치 오픈이노베이션 벤처투자조합 2호’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벤처투자조합 결성은 대한전선이 지난해 호반그룹의 새 가족이 된 이래 첫 번째로 이뤄진 사업적인 협업 행보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3월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40.0%를 총 2520억원에 매수하며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호반그룹 그룹사와 대한전선 간 시너지 효과를 확대하는 모멘텀을 마련해줄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대한전선의 참여가 전력·통신 분야와 연계한 기술 기반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한전선도 “이번 플랜에이치벤처스의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조합 참여를 통해 우수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사업에 대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업 외적인 재무 부문의 협업 관계 구축에도 속도가 나고 있다. 대한전선의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이 지난 1월 구주주 배정 주식의 100%인 약 1억5646만주를 전량 청약, 2000억원대의 출자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 참여는 재무구조 개선 및 성장투자 재원 마련이 시급했던 대한전선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호반산업이 증자에 전량 참여한다는 것은 대한전선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의미”라며 “이번 결정은 일반 투자자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회사에 대한 신뢰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반그룹의 재무 지원에 힘을 받은 대한전선은 신성장 동력 창출할 사업다각화는 물론 기존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달 24일 에프알티(FRT)와의 업무협약 체결로 공식화된 웨어러블 로봇 산업 진출이 대표적인 예다.

대한전선은 최근 근로자에 대한 안전 보건 관리가 강화되고 작업 환경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게 미래 산업인 웨어러블 로봇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FRT와 손을 잡았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웨어러블 로봇 사업 진출은 단순히 로봇용 케이블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의미”라며 “해당 분야가 미래를 주도할 산업 중 하나인 만큼 적극적인 사업화를 통해 국내외 시장을 선점하고 신성장 동력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외 신설 공장 구축 등 기존 케이블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월 22일 대한전선은 충청남도 당진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지구를 해저케이블 신공장 건설부지로 확정, 관련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평택 당진항 고대부두와 맞닿은 배후 부지에 대규모 해저케이블 생산이 가능한 임해 공장을 건설할 예정으로, 내년까지 66kV급 내부망과 154kV급 외부망 생산이 가능하도록 공장 설비를 구축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345kV 외부망과 HVDC(초고압직류송전) 해저케이블 등으로 생산 제품군을 확대하고 시공 역량도 확보해 해상풍력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 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지난 10일에는 사우디 송배전 전문 EPC인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Mohammed Al-Ojaimi Group)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초고압케이블 합작투자 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대한전선이 해외에 초고압케이블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의 케이블 공장과 전력기기 공장, 베트남에 HV급 케이블 공장, 아프리카 남아공에 MV급 케이블 공장, 사우디에 전력기기 공장 등 5개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당진 해저케이블 임해 공장과 쿠웨이트 광케이블 공장,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공장 구축이 마무리되면 대한전선은 전 세계적으로 8개의 생산 공장 및 법인을 소유하게 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중동은 대한전선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 온 수주 텃밭으로 현지 생산화를 통해 주요 공급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며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물류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수주 및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생산 거점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호반그룹과의 이후 협업 방침에 대해서는, “그룹 내에서의 공동 사업 등 협업 관계는 지속적으로 구축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