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운아나텍 주가가 시간외 매매에서 급등했다. 8월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시간외 매매에서 동운아나텍 주가는 종가보다 1.24% 오른 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운아나텍의 시간외 거래량은 2만3750주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침으로 몸 속 당을 측정하는 기기를 개발했거나 개발 중인 기업은 동운아나텍을 포함해 4곳이다. 평생 혈당관리를 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채혈 없이 당을 체크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품에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이들 중 개발 속도가 가장 앞선 곳은 동운아나텍으로 알려졌다. 먼저 홍콩의 헬스케어 기업 ‘eNano Health’의 ‘Kiss&Tell’(키스앤텔)은 아마존 쇼핑 사이트 등에 제품이 등록된 상태지만 현재 ‘구매 불가’ 상태다.
특히 병원 임상시험 정보가 없다. 구매 사이트를 보면 제품 설명란에도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eNano Health는 이 제품을 ‘세계 최초’ 타액 당 진단기기으로 홍보하고 있다.
또 다른 타액 당 진단기기 개발사인 미국 의료기기 업체 IBS의 제품 ‘Saliva Glucose Biosensor’(타액 포도당 바이오센서)는 지난해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추가적인 개발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IBS 역시 자사 제품이 ‘세계 최초’ 비침습적 타액 기반 포도당 검사기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Quick LLC’가 개발 중인 제품 ‘i-Quick Saliva Analyzer’ 역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만 알려진다.
동운아나텍의 ‘D-SaLife’는 서울성모병원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탐색 임상시험(본임상 이전에 하는 초기임상)을 진행한 결과 정확도 92.5%라는 긍정적인 데이터를 냈다. 이는 자가혈당측정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제표준화기구 ISO가 지정한 개인용 혈당 측정장치 정확도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인 ‘일치오류격자’(Consensus Error Grid) A구간 내 환자 90%, B구간 내 10%가 포함돼 A, B 구간 안에 300명의 혈당값 100%가 포함됐다.
기존에 나온 제품과 비교해 사용법 등도 간편하다. 키스앤텔 제품 설명서에 따르면 2분 간 입에 문 뒤 5분여 간 기다려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동운아나텍 제품은 20~30초 가량 검사기를 입에 물고 타액을 한두방울 떨어뜨리면 12초 이내 측정 결과값을 볼 수 있다. 결과값을 보는 방식도 동운아나텍 제품이 더 구체적이다.
동운아나텍 제품은 당 수치를 검사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반면, 키스앤텔 제품은 색깔로만 당뇨 위험 여부를 알 수 있는 식이다.
회사는 오는 3분기 중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본임상을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본임상은 탐색임상 때보다 임상 참여자 수를 더 적게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임상 기간은 탐색임상 때 소요된 기간(6개월) 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식약처 허가 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정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동운아나텍은 궁극적으로 국내 자가혈당측정기 시장 1위를 목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곳은 아이센스로 알려진다.
연간 매출액 규모는 2000억원 대다. 동운아나텍은 당뇨 환자 뿐 아니라 혈당 관리를 원하는 일반인들도 잠재적 수요자로 보고 있는 만큼 예상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가 주력으로 보는 시장은 단연 미국과 유럽 시장이다. 시장 조사 업체 ‘글로벌 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자가혈당측정기(BGM) 시장은 약 17조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미국과 유럽 시장은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동운아나텍은 해외 파트너사와 손잡거나 기술수출을 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현재 글로벌 기업과 추진 중인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되면 시판 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피 대신 침으로 몸속 당을 측정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동운아나텍이 임상에서 기존 상용화된 혈당측정기에 버금가는 정확도를 확보하면서다. 아직 정식 임상 등 허가를 위한 절차가 남았지만 세계 최초의 타액 기반 당 측정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동운아나텍은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한 타액(침) 기반 당 측정기 ‘디살라이프(D-SaLife)’의 탐색적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를 수령했다고 6월20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300명을 대상으로 했다.
라이프의 정확도는 92.5%였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간이혈당측정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디살라이프는 타액수집기를 20~30초가량 물고 있다가 검사지에 침을 떨어뜨리면 12초 이내에 당 수치를 알려준다. 임상을 진행한 이승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제품인데도 기대 이상의 데이터가 나왔다”고 했다.
동운아나텍은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사진)는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정식 임상을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술 이전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난해 초 114명을 대상으로 한 차례 탐색임상을 했지만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 이전 조건으로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요구했다. 300명 규모 탐색임상을 다시 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미국 유럽 등의 글로벌 기업 2~3곳과 벌써 기술 이전을 위한 미팅이 잡혔다”며 “허가 절차를 해외 파트너사와 함께할지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했다.
동운아나텍이 기존에 없던 당 측정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다. 침 속 당의 농도는 피보다 55배가량 묽은 데다, 침에는 다양한 이물질이 섞여 있어 측정이 쉽지 않다. 동운아나텍은 시스템 반도체 기술로 이를 극복했다. 미세전류 제어 기술을 활용해 고민감도 타액 당 측정기를 개발해냈다. 연구개발(R&D)에만 7년이 걸렸다.
김 대표는 “자체 개발한 검사지 내 효소 복합물은 오직 타액 속 포도당과만 특이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했다”며 “채혈 고통 없이 당 수치를 측정하는 진단기기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져왔지만 실제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디살라이프가 침으로 채혈하는 기존 당 측정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혈에 거부감이 있는 당뇨 환자나 일반인이 거부감 없이 당을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당뇨병 환자는 5억4700만 명, 전당뇨인과 미진단자를 포함한 수는 16억6500만 명에 달한다. 2030년에는 각각 6억4200만 명, 19억2200만 명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당뇨병을 진단받진 않았지만 식습관 등으로 자칫 몸관리를 잘못하면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사람들이 가장 위험하다”며 “당뇨병은 한번 걸리면 평생 환자로 살아야 하는 만큼 한발 앞서 자기 수치를 측정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디살라이프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동운아나텍은 올 1분기에 별도기준으로 매출액 259억원, 영업이익 8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6.5%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긍정적인 내용은 기술 라이선스 계약에 따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말 홍콩의 헤일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Halo Microelectronics)와 자동초점(AF)·손떨림보정(OIS)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이전료 2100만달러 가운데 1·2차 계약금을 분기 실적에 반영한 것"이라며 "올 2분기에도 기술 라이선스 매출을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에 동운아나텍이 매출액 248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22.6%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8.9배 수준"이라며 "동종업체 평균 PER 20.2배 대비 할인 거래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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