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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가격담합 과징금 44억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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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앞두고 닭고기 “가격 올리자”…짜고 친 하림·올품

등록 :2021-10-06 11:59수정 :2021-10-06 15:59 이재연 기자 사진

이재연 기자

삼계탕용 닭고기 가격을 올리기 위해 짜고 친 업체들이 당국에 적발돼 제재를 받았다. 이들 업체는 정부의 수급 조절 방침에 따른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으나 그런 행정지도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삼계 신선육의 가격과 출고량을 담합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7개 기업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251억3900만원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하림과 올품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삼계 신선육은 삼계탕 용도로 쓰는 닭고기를 가리킨다.

참프레를 제외한 6개사는 2011∼2015년 9차례에 걸쳐 삼계 신선육의 가격을 합의해 인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계 신선육 판매가격은 한국육계협회가 조사해 고시하는 시세에서 각 기업이 일부 금액을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이들 기업은 모두 협회 회원사로 시세 조사 대상에 속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인위적으로 판매가격을 올려 협회가 고시하는 시세에 영향을 준 것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따로 결정했어야 할 할인금액의 상한이나 폭을 함께 정했다. 아예 최종 판매가격 인상에 합의하기도 했다.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가격을 상승·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마다 수시로 만났다. 여름철 삼복 절기를 앞두고는 적어도 1∼2주 간격으로 모였다. “그동안 600원까지 벌어졌던 할인폭을 300원 선까지 줄이기로 함” “이번주 수요일부터 삼계 시세를 인상하고 판매가를 올리자”는 등의 얘기가 오갔다.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도 통제했다. 7개사는 2012∼2017년 삼계 신선육 공급을 줄이는 데에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8차례에 걸쳐 이미 도계된 삼계 신선육을 냉동비축하기로 합의했다. 참프레를 제외한 6개사는 2011∼2017년 총 7차례에 걸쳐 삼계 병아리 입식량을 감축·유지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런 합의가 정부의 수급조절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축산계열화법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잉생산이 예상될 때 공정위와 협의한 뒤 사업자가 가축·축산물의 생산이나 출하를 조절하게 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정부의 이런 행정지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농식품부도 공정위에 공문을 보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농식품부가 축산계열화법에 따라 이들 사업자로 하여금 수급 조절하게 한 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7개사가 자신들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출고량을 조절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들 기업은 2011년 시세가 하락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되자 손익을 개선하기 위해 담합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육계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수급조절 정책의 이행을 담합으로 단정해 처분한 것은 과도하다”며 “각 회원사에서는 지적사항을 충분히 검토해 사법부 판단을 받는 등의 대응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기업의 공정위 조사 협조 여부와 시장점유율, 담합 기간 등을 고려해 고발 대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담합을 주도한 육계협회는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를 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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