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캐스트

아시아투데이 최다정 기자 2014-04-11 13:54:17 =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로 알려진 ‘에이치바이온’이 최근 셋톱박스 제조업체 홈캐스트에 투자해 화제가 됐으나 확인 결과 ‘에이치바이온’은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에이치바이온 주소지로 등록되어 있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오류동 ‘수암생명공학연구원’에는 에이치바이온 간판조차 없으며 연구소 관계자들도 에이치바이온 관련 발언을 꺼리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캐스트의 26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황 박사가 최대주주인 에이치바이온이 투자했고 홈캐스트는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시 에이치바이온 주식을 취득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에이치바이온은 황 박사가 최대주주라는 소문만 알려졌을 뿐 인터넷 홈페이지조차 없어 구체적으로 어디에 위치해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주주들의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 관계자는 “에이치바이온은 수암연구소 안에 있는데 그냥 그렇게만 알아 달라.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하며 현재로선 관련된 정보를 말해줄 수 없다”며 “(에이치바이온 간판도 없는 것에 대해)수암연구소와 사무실 같이 쓰고 업무도 겹치며 황 박사도 수암연구소와 에이치바이온 왔다 갔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홈캐스트에 투자한 건 사실이지만 왜 투자했는지 모르고 홈캐스트와 어떤 줄기세포 연구 할지도 말할 수 없다”며 “지금 그냥 이슈가 됐을 뿐 별 일 아니며 기사에 나오는 내용 그대로 그냥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신입사원 한 명만이 홀로 사무실을 지키며 “에이치바이온이 어떤 회사인지 잘 모르겠고 다른 직원들은 모두 외근을 나갔는데 오늘도 내일도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했다. 회사 직원조차 ‘에이치바이온’이란 회사명을 마치 처음 들어본 회사 이름인 듯 생소하다는 눈치다.
등기부등본 상 에이치바이온의 주소지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경인로 64(오류동, 수암바이오테크)’인데 이곳은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 위치한 곳이다. 황 박사가 최고기술경영자(cto)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 직후 2006년 후원자들 지원으로 설립돼 2012년 현재 구로구로 이전한 줄기세포 연구소다. 에이치바이온은 방배동에 위치한 불교방송 건물 9층을 임대해 있다가 2012년 수암연구소로 이전했다.
그러나 이처럼 에이치바이온은 현재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직원 규모와 구체적인 업무에 관해서도 알 수 없어 실체 파악이 힘들뿐더러 존재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 인근 주민들도 에이치바이온은 전혀 들어본 적 없는 회사라는 반응이다. 인근의 한 상점 상인은 “여기서 20년 넘게 가게 운영을 했는데 에이치바이온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며 “수암연구소 사람들은 밖으로 나오지를 않아 본 적이 없고 최근에는 활동이 더 미미해 보인다. 가끔 마당에서 연구원들이 복제한 개를 운동시키는 모습은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홈캐스트 관계자 역시 “에이치바이온과 앞으로 어떤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사업을 할 것인지 현재로선 답할 수 없고 최종 공시일 까지 기다려 달라”며 “황우석 박사와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도 경영진들 간의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는 짧은 답변에 그쳤다.
2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셋톱박스 제조업체가 ‘황우석 박사’를 등에 업고 주가조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 만약 황우석 박사와 손을 잡고 바이오 사업을 펼친다 하더라도 과연 줄기세포 연구의 성공 전망이 있냐는 점 등 의문이 남는다.
한편 지난 8일 홈캐스트는 26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황 박사가 최대주주인 에이치바이온이 40억원을 투자했고 유상증자 대금으로 다시 에이치바이온 주식을 취득할 것이라 공시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홈캐스트 주가는 2000원대에서 현재 6000원대로 급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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