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태경비케이

반입 축산물 0.3%검사 돼지열병 괜챦은가?

차트이미지올해 155건 검사건 중 14건 ASF 양성 확인… “아직 발병 안된 것이 기적” 



원본보기

6월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검역 현장인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에서 세관 직원들이 X-ray 검색을 마친 입국 관광객들의 가방을 열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생 멧돼지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농축산물 가공품에 의해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항이나 항만 등에서 검역·차단이 중요한 이유다.”

서정향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의 말이다. 생고기는 그렇다 치고 소시지 등 가공식품도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일까. 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유럽의 경우 ‘하몽’이라는 소시지가 있다. 열처리를 거치지 않고 염장해서 가공·보관하는 제품이다. ASF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인자가 죽지 않고 감염된 사례가 나오고 있다.”

공항이나 항만에서 벌이고 있는 검역은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는 걸까. 김현권 의원실을 통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8월 7일자로 작성한 불법휴대 축산물 검사 관련 통계자료를 단독 입수했다. 최근 5년간 축산물 검색 현황, 국가별 검색 및 단속 과태료 부과 현황이다. 2019년은 6월까지 집계돼 있다. 불합격 처리된 축산물 중 연구용이나 우편물, 특송물품으로 들어오는 비휴대용의 경우 연 1만6000여건에서 2만여건에 이른다. 휴대 축산물은 5만8000여건~6만9000여건에서 지난해 10만2000여건으로 대폭 늘었다. 지난해 2월 중국에서 ASF 발병 이후 검색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지난 6월 말까지 5만399건이었다.

올해 6월까지 5만건 불법휴대 축산물 적발 

문제는 인력이다. 김현권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동물·축산물 수의직 인력은 239명이다. 이 중 검역본부에서 일하는 인력이 26명이고, 지역본부에 210명이 배치돼 있다(연구직 3인 포함). 반면 식물 검역 인력은 430명으로 본부에 75명, 지역본부에 352명이 일한다(연구직 13명 포함). 동물·축산물 담당 인력이 식물 검역 인력의 약 40%밖에 되지 않는다.

“담당 인력에서 차이가 벌어진 것이 박근혜 정부 때다. 인수위 때부터 난데없이 4대악 근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불량식품을 뿌리뽑는다며 50년 이상 농림부가 주관하던 축산물 위생관리법 소관부처를 식약처로 넘겼다. 공청회도 없었다. 이때 수의직 160여명 소속이 식약처로 바뀌었다. 식약처 주변에서도 반대여론이 생겼다. 결국 소관부처는 식약처이지만, 업무는 농림부에 위탁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인력은 원위치되지 못했다. 그 상태로 어정쩡하게 현재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이다.” 김현권 의원실의 주장이다. ASF 유입 대처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할 검역 인력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실일까.

역시 단독 입수한 ‘(지정검역물) 검사부서, 검사인력 현황(검역본부 및 산하 조직, 기관 등)’ 제목의 7월 31일자 문건을 보면 농림축산검역본부 지정검역물 검사부서 인력의 경우 서울지역본부 전염병검사과에 7명(5급~7급 4명, 연구사 3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북 김천에 있는 검역본부 동식물위생연구부에는 구제역 담당 3인, 조류인플루엔자 담당 3인, ASF 담당 3인의 연구인력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문서에 따르면 올해 ASF 검역 조사건수는 155건. 그 중 7월 5일 현재 14건의 ASF 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되었다. 여기에 덧붙여 ‘공무·연구직 인력의 수행업무 현황’을 보면 공무직 2명, 연구직 3명이 ASF검사뿐 아니라 여러 유관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올해 ‘155건 검사에 14건 양성반응’이라는 결과는 연구직 3인을 포함해 5명의 관련 인력을 풀로 돌려 얻은 결과라는 것이다.

155건 검사로 ASF 완벽차단은 가능한 것일까. 앞서 인용한 적발된 불법휴대 축산물 숫자는 5만399건이었다. 여기에 연구용이나 우편물·특송물품 등으로 들어오는 축산물 중 불합격 숫자(5706건)를 더하면 올해 상반기 적발건수는 5만6105건에 달한다. 이 중 155건을 조사했다는 것은 전체 불법유입 축산물 중 약 0.36%만 검사한 것이다. “그 정도 검사건수를 가지고 아직 한국에서 ASF가 발병하지 않았다는 것이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현권 의원실 측의 주장이다.

ASF 양성 확인 18건 전염성은 없어”

검역당국의 입장을 들어봤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검역과 관계자는 “수입축산물에 대해서는 전염병 검사는 거의 하지 않고 (살아있는) 동물에 대해서만 하는데, 동물은 그리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물 계류장이 인천국제공항과 제주, 부산 등에 있는데 주로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계류장을 통해 동물이 들어오기 때문에 검사인력이 부족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ASF가 축산물이나 축산물 가공품을 통해서도 감염된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는 전량 폐기가 원칙이다. 축산물 검사는 김천에 있는 검역본부에서 한다. 불법으로 적발된 전체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 중에 몇 건을 검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서 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SF 검사는 지난해 4월부터 진행해 현재까지 380건을 했다. 그 중 다시 김천 검역본부에 보내 정밀검사를 거쳐 양성이 확인된 건수는 18건. 앞서 인용한 7월 5일까지 올해는 14건이고, 지난해 발견된 것이 4건이다. 

ASF를 전담하고 있는 해외전염병과 관계자는 “실제 축산물 또는 축산가공품에 대해 ASF 바이러스 양성 여부를 검사하는 것은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식품으로까지 들어가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차원”이라며 “검사의 주목적이 국내에 축산물을 반입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그 중 몇 건이 양성이었느냐는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성이 확인된 18건과 관련해서는 “양성이 확인된 경우 전염성이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접종실험을 하는데 아직 전염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 당시 식약처로 수의인력이 유출된 후 복귀하지 않아 검역인력이 태부족이라는 지적에 대해 검역정책과 관계자는 “당시 인력이 나뉘어 돌아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ASF 국내 유입과 발병이 예상되는 특별한 국면이기에 검역인력 보강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당국도 국내 유입 방지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고 대책기구도 만들어져 있지만 그 많은 인력을 한꺼번에 늘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현권 의원실 측은 “전염성은 없다지만 0.3%만 검사해도 양성이 나오는데, 더 조사한다면 심각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인력충원 없이 여러 업무를 하나의 부서에 떠맡겨놓으면 그 많은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인력을 보강하고 조사건수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0/1000 byte

등록

목록 글쓰기

전문가방송

  • 백경일

    ■[대장주 전문 카페] (황금) 대장주 잡아라! ~~~

    04.26 08:20

  • 진검승부

    주식시장이 환율 변동에 민감한 이유

    04.17 19:00

  • 진검승부

    상승 추세 전환 후에 나오는 하락은 매집 기회입니다

    04.16 19:00

전문가방송 종목입체분석/커뮤니티 상단 연계영역 전문가 배너 전문가방송 종목입체분석/커뮤니티 상단 연계영역 전문가 배너

최대 6억, 한 종목 100% 집중 투자 가능한 스탁론

최저금리 연계신용대출로 투자수익극대화
1/3

연관검색종목 04.18 22:30 기준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