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순매수액도 7.1조 달해
'바이코리아' 당분간 이어질 듯

달러화 약세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증시로 계속 밀려오고 있다. 특히 한국에 대한 투자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외인들의 자금이 코스피를 한 달간 30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미국 대선 결과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던 지난달 5일부터 이날까지 22거래일 동안 단 이틀을 제외하고 계속해서 코스피를 사들였다. 이 기간 외인들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 금액은 7조 1,400억 원에 이른다. 그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 9,506억 원, 3조 9,15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인들의 거센 매수세는 약 한 달간 코스피지수를 300포인트 이상 끌어올렸다. 이날 코스피는 2,731.45포인트로 마감해 지난달 5일 종가 지수인 2,413.79포인트보다 317.55포인트(13.16%) 올랐다. 코스피는 이날로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외국인의 투자금은 코스피 주요 기업들뿐 아니라 신흥국 주식형 펀드 등에도 급속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흥국 시장에는 765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주에는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 55억 달러의 자금이 몰려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41억 달러를 훌쩍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신흥국 중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한국 투자에 초점을 맞춘 ‘아이쉐어MSCI코리아ETF’에는 지난달 18일부터 약 2주일간 6,011억 원이 유입돼 올 들어 가장 많았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자금 흐름을 보면 특정 섹터, 특정 종목뿐 아니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인덱스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패시브 시장에서도 ‘한국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이 상향되고 있는 데다 달러화 약세까지 유지되고 있기에 외인들의 ‘바이코리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달러 환율 하락률이 실질 실효 환율 상승률보다 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던 과거 세 번의 사례를 살펴보면 당분가 외국인 매수세로 국내 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