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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기자24시] 담합 결과가 2조 적자? 해운업계의 하소연

매일경제 2021.09.27 00:05 댓글0






공정거래위원회가 동남아시아 항로에서의 해운사 담합 관련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선사들은 통상 한두 달 전에 알려주는 전원회의 일정을 최근까지 통보받지 못했다. 코앞에 닥친 국감 일정과 맞물려 국회까지 개입해 판이 커지자 공정위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 모양이다.

공정위는 해운사들이 세부 항로별 운임을 신고하지 않아 위법성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동남아 항로 컨테이너 해상운송 서비스 업체들에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며 중소 규모의 선사인 국적선사 11개 업체에 대해 5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심사보고서를 각 업체에 통보했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과 함께 운임 상승으로 국내 수출입 업계의 고통과 부담이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운임 상승에 공정위 시각대로 담합이 작용했다면 당국으로선 마땅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이면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정위가 조사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15년 동안 국적 컨테이너 선사들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9600억원 적자였다. 동남아 항로 운임은 추이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부터 하락 추세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전체 운임과 비교해도 월등히 낮다. 이익이 남지 않는 담합 행위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다.

무엇보다 해운법에는 해운업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다. 세계적 메이저 선사들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운임덤핑 행위와 저운임 시장 구조에서 고통받던 선사들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 조치를 인정해왔던 것이다.

세계 해운사 규모 상위 5개사 중 유럽 4개사가 보유한 선복량은 전체 선복량의 52.5%를 차지한다. 이런 메이저들의 저가 공세 틈바구니에서 벌어진 2017년 한진해운 파산의 아픔을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공정위가 수천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큰 혼란이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기본 체력이 떨어지는 중소 해운사들은 줄도산이 불가피하다. 공정위가 국익을 살펴 현실적인 결론을 내리기를 기대한다.

[경제부 = 박동환 기자 zack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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