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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기자24시] 공약 숫자 맞추려 공무원 늘리나

매일경제 2021.01.22 00:06 댓글0






숫자는 대통령 공약이나 정부의 정책목표 성과를 국민에게 가장 쉽고도 강력하게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약속을 지켰는지 평가하는 명확한 지표가 된다. 때로는 숫자 채우기에 급급해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다. 코로나19가 닥치자 고용 충격은 비정규직, 임시·일용직 등 고용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이들은 모두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장의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은 1.5%. 최저임금 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인상률이다.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내걸었던 정부에서 역대 최저 인상률 기록이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어려워졌지만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공약 달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정부의 공무원 충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정부는 5년간 공무원 17만4000명을 늘리겠다는 공약 아래 2018년부터 매년 3만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충원하고 있다. 행정 수요가 확대되는 경찰·소방 등의 안전 분야나 사회복지 분야 인력을 보충하고, 청년 실업난 해소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는 취지에 공감한다.

그러나 다수 행정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공무원 충원 행태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구체적인 공무원 인력 운영 계획이나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사회에 대한 고민 없이 대통령의 공약 달성을 위한 공무원 수 늘리기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현 추세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 채용 인원은 15만명 수준으로 공약에는 못 미치는데 17만4000명에 조금이라도 더 근접하기 위해 임기 말 채용 인원을 지금보다도 더 늘리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할 정도다. 이 정부가 행정 효율성에 대한 고민 없이 숫자에 얼마나 연연해 왔는지 짐작이 간다. 남은 임기만이라도 4년 전 공약 대신 국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처방을 고민해 보기 바란다.

[경제부 = 전경운 기자 je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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