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증시칼럼

[기자24시]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

매일경제 2021.01.21 00:05 댓글0






"이재용 사건은 한국만의 독특한 사례입니다."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회장이 지난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그의 말 중 '사건'이라는 단어와 '한국만의'라는 표현에 눈길이 갔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한국에 온 지 15년째 되는 그에게 한국 사회는 여전히 독특했나 보다.

산업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에게는 김 회장 발언이 조금 의아하게 들렸다. 한국 기업은 코로나19가 불러온 격변의 시기에 글로벌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일 K배터리의 성과가 보도되고, 태양광과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도전이 들려온다. 한국 기업은 뒤쫓아가던 과거와 다르게 친환경과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불러온 격변의 중심부에 있다. 앞선 기술력을 통해 새로운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사회적 가치와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선도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불현듯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국회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정치권은 최근 수년간 각종 기업 규제를 입법하면서 기업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지도 않았다. 법의 시시비비를 떠나 최소한 재계 의견을 들어보고 충분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었다.

김 회장이 '한국만의 독특한'이라고 표현한 건 바로 이 지점이 아니었을까. 이 부회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구시대 방식으로 권력이 작동한 사례였다. 이 부회장은 이후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자녀 승계를 포기하고,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었다. 진의야 어찌 됐든 변화의 흐름에 맞춰 기업을 개혁했다. 하지만 정치는 어땠나. 그 시점에서 한 발짝이라도 미래로 진보해 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암참은 이날 친환경 바람과 다자주의 회귀 등으로 한국에 찾아온 성공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각종 규제, 사법 리스크 등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는 시대다. 여전히 '한국만의 독특한' 구태를 반복하는 이들이 변할 때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산업부 = 최근도 기자 recentdo@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