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증시칼럼

[매경춘추] '부캐' 만들기

매일경제 2021.01.21 00:04 댓글0






작년 한 해 연예계를 관통한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부캐'일 것이다. 부캐는 게임에서 유래한 말로 본래 사용하는 계정·캐릭터 외에 새롭게 만든 '부(副)캐릭터'를 뜻한다. 최근 들어 이 말은 브라운관을 넘어 일상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많은 사람들이 내 안의 다양한 자아를 긍정적으로 발산하는 사회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16%가 부캐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부캐를 만들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도 과반수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캐가 있거나 갖고 싶은 이유로는 또 다른 내 모습을 만들고 표출하기 위해서가 43%로 가장 높았다.

부캐 열풍은 내 안의 여러 개성을 솔직하게 표현하길 원하는 MZ세대 등장과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사회 인식 변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중심으로 하는 1인 미디어 확대가 종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영상 및 사진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집할 수 있게 된 크리에이티브 제작 툴의 혁신도 부캐 열풍의 숨은 조력자가 되어주고 있다.

나 또한 지난해부터 조금 다른 나의 모습으로 다양한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부캐 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 배경, 세대 차이를 넘어 소셜미디어상에서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직장인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30여 년간 정보기술(IT)업계에 종사해 온 전문가 우미영이 아닌 오랜 세월 느끼고 체득한 사회생활 노하우를 공유하며 구독자와 공감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친구 같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부캐 활동을 수개월간 이어오며 나는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 기대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세대를 뛰어넘는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었으며 구독만 하던 콘텐츠를 기획·촬영하고 편집하는 제작 과정에도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스토리와 머릿속을 맴도는 아이디어를 근사한 영상이나 비주얼 콘텐츠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기술의 진화에 놀라움을 느끼며 그 필요성 역시 절감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전 세계 크리에이터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어도비 설문조사에 참여한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더욱 높아진 디지털 콘텐츠 수요에 발맞춰 자신의 스킬 향상과 원활한 작업을 돕는 협업 툴을 원한다고 답했다. 또한 궁극적으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브 툴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단 하나의 역할'에 얽매이지 않는 부캐 열풍은 비대면 트렌드를 타고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내면에 잠재된 또 다른 열정을 찾아 새로운 나를 표현하고 소통한다면 개인의 삶은 풍성해지고 사회에는 좀 더 활기가 돌지 않을까. 벌써부터 '모두의 무한한 크리에이티브'가 실현될 그때를 상상하면 즐거워진다.

[우미영 어도비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