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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기자24시] 생존 몸부림이 만든 출산율

매일경제 2021.01.20 00:06 댓글0






'굴비'로 유명한 전남 영광군이 전국 최고 '다산(多産)의 고장'으로 떠올랐다.

2019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 2.54명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2명을 넘어섰고 2017년 1.54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 속도도 가히 놀랄 정도다.

영광군은 2017년부터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고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구·일자리정책실'을 신설했다. 결혼, 임신, 출산, 유년기, 청소년기, 취직 등을 망라한다. 영광군이 주목받는 것은 정부가 미처 대처하지 못하는 부분을 메웠기 때문이다. 영광군은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 결혼·출산 장려금과 임산부·신혼부부·난임부부 지원을 강화했다.

이 같은 지원 내역은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벤치마킹했고,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지원 내역을 보내달라고 했다. '현금성 지원' 논란은 계속되지만 영광군 사례만 놓고 보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예산도 112억원을 세웠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서 나온 정책들이 먹힌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때 영광군 인구는 16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2020년 말 기준으로는 5만3099명에 불과하다. 5만4000명을 지키기 위해 온갖 정책을 쏟아부어 출산율 1위를 달성했지만 줄어드는 인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2019년부터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를 앞질렀지만 대학 입학을 위해 매년 떠나는 고3 학생(400명가량), 취업준비생 등의 수를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영광군 인구정책 목표는 '증가'가 아닌 '유지'에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앞으로 30년 내에 228개 지자체 중 89곳이 소멸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서 나타난다. 전국도민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 저출산정책을 수립한 이후 13년간 269조원을 썼다. 혁신도시도 만들고 행정수도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사람들은 더 몰려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백약이 무효'인 셈이다. '출산율 1위' 영광군도 줄어드는 인구를 잡지 못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 늦기 전에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회부 = 박진주 기자 pearl@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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