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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칼럼

[매경춘추]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매일경제 2021.01.20 00:04 댓글0






오늘은 국내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간 국내 코로나19 확진환자는 7만3000명, 사망자는 1300여 명 발생했다. 인구 10만명당 확진자는 136명, 사망자는 10만명당 2.3명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고 이웃 나라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 정부의 방역 정책과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의료진, 현장에서 수고한 방역 담당자,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 덕분이다.

그렇지만 쉽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숙박업과 음식업 부채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휴업과 폐업을 고려하는 소상공인은 코로나19 이전보다 3배나 증가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고통이 가장 심했지만 지난 1년간 우리 국민은 모진 어려움을 참 잘 참아왔다. 코로나19로 잃은 것이 많지만 얻은 것도 있다. 재택근무와 랜선 미팅으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고, 동영상을 이용한 자율학습으로 교육 효율성 또한 높아졌다고 한다. 거리 두기와 마스크 사용으로 독감 환자가 줄었으며, 에너지 소모가 줄어 대기 질이 좋아졌다. 하지만 모두 부수적이고 단기적인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인류가 처음으로 경험한 것이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다. 작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확인하자마자 독일 바이오 기업이 백신 개발을 시작해 3월 화이자가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수행했고 미국과 유럽의 신속 승인을 거쳤다. 개발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에 접종까지 가능해진 것이다. 백신들 간 효능의 차이, 안전성과 생산·유통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된 것은 놀라운 일이다. 1980년대 말에 발생해 현재까지 3200만명이 사망한 에이즈나 6년 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는 아직도 백신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러한 성과는 대학에서 발견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자본과 기업을 만나 개발되고 각국 정부가 신속히 협조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이다. GAVI는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GAVI는 정부, 민간 재단, 백신 생산 기업 등이 혁신적이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왔고 특히 탈관료적이고 비정치적인 접근을 통해 백신 개발의 성공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백신 개발은 물론 항체치료제나 기존에 다른 용도로 개발된 약제를 코로나19 효능에 적용하는 '약물 재창출'을 통해 치료제 개발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코로나19 팬데믹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희망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의 모범 국가인 대한민국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도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대학과 바이오제약 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바이오헬스 코리아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강대희 서울의대 코로나19 과학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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