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후보 디아즈 vs 폰세 운명의 맞대결
노장 손아섭 vs 강민호 노장의 숙원전도 관심사
특급신인 배찬승 vs 정우주도 관심사
강한 한화의 선발, 삼성 타선 공략 여부가 관심  |
| 한화 이글스의 코디 폰세(왼쪽)와 삼성 라이온즈의 르윈 디아즈. 뉴스1 |
[파이낸셜뉴스] 2025년 가을, 대전이 다시 뜨겁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17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을 놓고 18년 만에 격돌한다.
지난 2007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18년 만의 ‘리매치’. 두 팀은 KBO 가을야구에서 총 다섯 번 만났고, 승부는 번갈아가며 갈렸다. 그 흐름대로라면 이번엔 삼성 차례. 그러나 가을야구는 숫자가 아니라 감정과 타이밍의 경기다.
이번 플레이오프에는 뻔하지 않은 수많은 스토리가 가슴을 울린다. 단순히 ‘폰세와 디아즈’의 MVP 레이스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서사, 피할 수 없는 맞대결들이 대전 야구장 곳곳에 숨쉬고 있다.
한화의 코디 폰세는 올 시즌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 승률 0.944라는 기록으로 리그 4관왕에 오른 절대적인 에이스다. 삼성의 르윈 디아즈는 홈런 50개, 158타점, 장타율 0.660으로 타격 3관왕을 거머쥐었다. 명백한 ‘정규시즌 MVP’ 대결이다.
흥미로운 건 두 선수가 시즌 중 딱 한 번 맞붙었다는 점이다. 당시 디아즈는 폰세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샘플은 작지만, 둘의 맞대결은 이번 시리즈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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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디폰세. 연합뉴스 |
손아섭과 강민호는 2000년대 중반부터 KBO를 함께 지켜온 두 베테랑이다. 하지만 ‘우승’만은 없다. 롯데에서 프로를 시작해 ‘바다의 아이들’이던 둘은 이제 각각 독수리와 사자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올해 초 미디어데이에서 강민호는 손아섭의 우승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중 한화로 트레이드된 손아섭이 갑자기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가 됐다. 39세의 강민호와 36세의 손아섭, 둘 중 누가 먼저 커리어 마지막 조각을 완성할까. 이것은 야구 팬들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만드는 ‘노장의 숙원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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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롯데에서 함께 뛰던 강민호와 손아섭(왼쪽). 연합뉴스 |
한화 정우주와 삼성 배찬승은 고작 19세로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루키다. 그러나 이미 중요한 불펜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정우주는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 배찬승은 19홀드에 평균자책점 3.91로 두 팀 불펜의 심장 역할을 해냈다.
가을 무대에서 150km/h 강속구가 꽂히는 순간, 팬들은 ‘KBO의 미래’를 체감하게 될 것이다. 이 어린 투수들이 쌓을 포스트시즌 경험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팀의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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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 루키 배찬승.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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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이글스 루키 정우주. 연합뉴스 |
한화는 정규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 피안타율 2위, 탈삼진 1위. 반면 삼성은 팀 타율 2위, 홈런 1위, OPS 1위. 명확한 컬러다. 삼성은 ‘창’이고, 한화는 ‘방패’다. 특히, 선발이 강한 것이 한화다. 결국, 한화의 선발을 삼성이 창이 깨야 승부가 갈린다.
1·2차전이 열리는 대전은 한화에 유리하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은 8승 8패로 팽팽했지만, 대전에선 한화가 5승 4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게다가 삼성은 와일드카드와 준PO를 거치며 체력을 소모한 반면, 한화는 2주간 재충전을 마쳤다.
한화는 PO 초반 폰세-와이스 원투펀치를 그대로 투입할 수 있지만, 삼성 원태인과 후라도는 3·4차전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이 ‘타이밍’이 승부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
한화는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을 꿈꾼다. 삼성은 V9 도전이다. MVP 싸움, 노장의 숙원, 루키들의 첫 시험대, 팀 컬러의 대립, 그리고 모든 것을 품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오는 17일이다. 야구팬들이 가슴을 뜨겁게 할 단 하나의 시리즈, 이제 그 막이 오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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