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승 현대차그룹 제로원실 상무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그룹은 '제로원(ZER01NE)' 펀드를 통해 글로벌 창의 인재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미래 사업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노규승 현대차그룹 제로원실 실장(상무·사진)은 19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로원 펀드의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노 상무는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된 현대차그룹의 창의인재 플랫폼 제로원과,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오피스 '크래들(CRADLE)'을 총괄하고 있다. 제로원은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해 현대차그룹과의 사업 협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크래들은 실리콘밸리, 텔아비브, 베를린, 싱가포르, 베이징 등 세계 주요 혁신거점에서 글로벌 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제로원 3호 펀드를 결성했다. 노 상무는 "과거 제로원 1호 펀드가 100억원, 2호 펀드가 805억원이었고, 최근 결성한 3호 펀드는 1250억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면서 "그룹사 참여도 기존 8곳에서 10곳으로 늘어나며 펀드 운용의 글로벌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펀드의 규모를 키운 까닭은 기존 펀드를 통해 성과가 어느 정도 증명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펀드를 통해 한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초기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초에는 크래들 펀드를 북미에 론칭한다. 노 상무는 "내년 초 크래들 펀드를 북미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제로원 펀드는 아시아 지역을, 크래들 펀드는 북미, 유럽, 이스라엘 등 서구 지역을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 상무가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노 상무는 "AI는 하나의 분야가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 도입되는 기반 기술"이라면서 "로보틱스, 에너지,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등 그룹의 미래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팀들을 발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휴머노이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도 다양한 혁신 기술들이 나오고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단기적 시각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뛰어난 인재들과 스타트업에 미리 투자하고, 이를 토대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투자 자체보다는 투자 이후에 스타트업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그룹 내에 유관한 부분들과 연계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의 미래 사업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노 상무는 "미래에 대한 통찰력, 사업 파트너 확보, 재무적인 성과 리턴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에도 여러 변동성이 있겠지만, 한결같을 수 있는 건 이런 변화를 대처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재들을 기업에 두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로원 활동을 통해 글로벌 인재들을 플랫폼에 둘 수 있다면, 기회들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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