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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셔틀탱커 9척 수주… 中조선소 물량도 다 따냈다

파이낸셜뉴스 2025.03.17 18:34 댓글 0

오세아니아 선주사 2조 규모 사업
韓·中 분산 발주에서 전량 수주로
트럼프 대중견제 반사이익 현실화
마진 높은 FLNG 사업도 수혜 기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셔틀탱커 삼성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이 2조원에 달하는 셔틀탱커 9척 건조 사업을 따내며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 가속도를 붙였다. 당초 한국과 중국 조선소로 나눠 발주될 예정이었지만,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인해 삼성중공업이 전량 수주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주도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사업도 수주를 앞두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7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셔틀탱커 9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총 13억달러(약 1조9355억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은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셔틀탱커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된 원유를 육상 저장기지로 운송하는 특수 선박이다. 이번 계약은 브라질 에너지 대기업인 페트로브라스가 15년간 장기 용선 계약을 기반으로 성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당초 한국과 중국 조선소에 분산 발주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견제 강화로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는 올해 초 중국 국영 조선사 CSS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거래를 제한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과 선사에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해운사들의 중국 조선소 대신 한국 조선소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마련됐다.

1995년 국내 조선업 최초로 셔틀탱커를 건조한 삼성중공업은,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발주된 51척 중 29척을 수주(57%)하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공고히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고의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기반으로 셔틀탱커 시장을 계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과 FLNG 등 고부가 해양플랜트를 두 축으로 수주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세계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는 FLNG에서도 미국의 대중 견제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FLNG는 해저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해 액화한 후, 그 자리에서 LNG 운반선으로 직접 하역할 수 있는 복합설비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전 세계에서 삼성중공업과 중국 위슨조선소만 제조할 수 있다. 올해 1월 미국 정부가 위슨조선소를 거래 금지 기업으로 지정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삼성중공업에 주문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 미국 델핀, 캐나다 웨스턴LNG, 노르웨이 골라LNG 등 4개사와 FLNG 납품을 위한 세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이탈리아 ENI가 발주한 모잠비크 FLNG는 이미 건조 작업에 착수한 상태로, 사실상 계약 체결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FLNG는 기술 난도가 높아 일반 컨테이너선 보다 마진이 두 배 이상 높다"며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화되는 만큼, 미국과 아르헨티나의 추가 발주 물량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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