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26일 주총서 이사진 개편
R&D 역량 강화해 경쟁력 확보
항암·희귀질환 신약개발 속도
저평가된 주가도 부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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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한미약품 제공 |
한미약품그룹이 지난 1년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완전 종식하고 '뉴한미'로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전문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며, 그동안 한미약품의 전통이자 기조인 연구개발(R&D) 중심의 성장 전략에 가속도를 낼 예정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정기주총이 오랫동안 지속된 분쟁과 갈등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미로 나아가는 공식적인 자리고,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악재 속에서도 실적 방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가족 간 분쟁은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측인 '4자연합'이 승리를 거두며 마무리됐다. 이번 정기주총을 기점으로 새로운 경영 체제가 확립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과 함께 지난해 의정갈등, 중국 북경한미 유통 차질 등 대외 악재 속에서도 한미약품은 실적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미약품의 매출은 1조495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2162억원, 순이익은 143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억원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5억원, 219억원 감소했다.
올해부터는 실적 증가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기록을 세웠다.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 제약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대 중반 수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2023년 14.8%, 지난해 14.5%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점하고 있는 것은 한미약품이 외풍 속에서도 든든한 기초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만·항암·희귀질환 R&D 강화
경영권 분쟁이 종식되면서, 한미약품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장기간 이어진 경영권 분쟁이 R&D 인력들에게 불안감을 야기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저해한다는 일각의 우려도 이제는 불식됐다. 한미약품은 오는 26일 정기주총 이후 항암, 비만대사, 희귀질환 분야에서 혁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는 한미약품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경영과 사업의 안정화를 기반으로 R&D 경쟁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그룹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며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김재교 전
메리츠증권 부사장이 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총괄 부회장으로 내정됐으며, 오는 26일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 신임 부회장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제약산업과 투자산업에 대한 깊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이 강조해온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등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회사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는 저평가된 주가를 현실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비만, 항암, 희귀질환 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 개발을 강화하며, 연구개발 중심의 혁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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