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철강 25% 관세 예정대로" 못박은 美...韓철강 1.2조 타격 현실화되나

파이낸셜뉴스 2025.03.10 06:29 댓글 0

국산 철강재, 美시장 점유율 9.7%
'적용 예외' 협상 쉽지 않아..."美와 장기 소통면 넓혀"
포스코·현대제철·세아제강 등, 현지 투자 및 생산 확대 검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의회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오는 12일부터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다시 한번 못 박았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가 관세 발효를 이틀 앞두고, 대미 수출 차질 현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관세 조치가 현실화하면 국산 제품 가격이 25% 오르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관세가 오는 12일 0시((미국 동부 표준시 기준)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간)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예고한대로 12일 시작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부과한 관세 중 한국산 제품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첫 사례다.

지난해 미국 내 한국산 철강 점유율은 9.7%로 미국 수입국 중 캐나다·브라질·멕시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철강 제품을 팔고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강관은 4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경우 국내 철강업계가 부담하게 될 비용은 1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5%의 관세를 온전히 반영하면 지난해 대미 수출액 기준 국내 철강업의 최대 위험 노출 비용은 8억9000만 달러(지난해 연평균 환율 적용 기준 1조2000억 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국은 쿼터제에 따라 연간 263만t의 수출물량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받아 왔지만, 이번 관세 조치가 시작되면 한국산 제품 가격은 25% 뛰게 된다.

업계는 오는 12일 강행될 '관세 부과' 조치에서 당장 제외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의 지난 달 방미 후 "미국의 관세 부과는 단판 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라톤으로 봐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호흡에서 미국과의 소통 면을 넓혀간다는 방침으로, 한미 양국이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한 만큼 이슈별로 문제에 대응해 간다는 계획이다.

철강 관세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국내 철강업계의 미국 현지 투자 확대도 더 구체화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철강 공장을 건설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된다.

앞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무역 블록화와 공급망 규제로 인해 수출경쟁력 강화와 현지 판매체제 구축이 필수 과제로 부각됐다"며 "대응을 위해 글로벌 사업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포스코도 현지 합작 법인, 제철소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 그룹은 텍사스주에 연간 6000만t 생산 규모의 특수합금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며, 텍사스주 휴스턴에 강관 2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세아 스틸 USA’를 두고 있다.

아울러 휴스틸은 미국에 7만2000t 규모의 유정관을 주로 생산하는 API 강관 공장 건설 중으로 올해 상반기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8만t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넥스틸은 2017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부지 33만578.5㎡(10만평) 규모의 ‘넥스틸 사하’ 강관공장을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협상이나 가격 부분에서의 영향이 구체화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관세 발효일 이후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에 해외 생산이나 투자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