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 10.6% 임금인상 요구 현대제철, 공장가동중단에 이어 희망퇴직까지 美현지 공장 현실화 시 인력감축 가속화될 듯 [파이낸셜뉴스]
 |
트럼프발 관세폭탄. 사진=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 관철을 위한 '관세 전쟁'에 대한 의지를 거듭 표명하면서 업종 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 이은 올해 실적 호조로 일부 노조는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주요 철강사는 희망퇴직이 잇따르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대로 철강사가 미국 공장 설립에 나설 경우 인력 구조조정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가 올해 임금 인상 요구안으로 10.6%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결금과 생산성향상 장려금(각 1500만원)을 포함하면 전체 요구 규모는 3000만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방산업계는 3~6% 수준의 임금 인상률 요청이 통상적"이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조의 두 자릿수 임금인상률 요청이 현실화된다면 방산업계 최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조선업계에서는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 임금 인상 요구 수준이 예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인상 요구안이 다른 기업들의 협상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 LIG넥스원 직원들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성과급이 자사보다 높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직원들이 '임금 키 맞추기'에 대한 열망이 높은 만큼, 두 자릿수 임금 인상 요구가 기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다만 실제 임금 협상을 위한 사측과 노조의 상견례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조는 "오는 25일 출정식을 시작으로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 안건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인 제시안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로템도 본격적인 임금 협상은 6월 이후에야 시작될 예정이다.
조선 업계의 올해 임금 협상도 하반기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도별로 일정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여름휴가 전인 5월에서 6월 사이에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방산업 수요부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던 철강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관세부과 악재까지 덮치면서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철강 제품에 대한 25% 관세 시행을 예고하면서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 철강 공장이 진출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설 개보수를 덜 하는 방식으로 일부 설비가 사라질 수 있어 인력 구조조정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실제 공장 가동 중단, 자산 매각 등으로 버티던 철강업계는 마침내 희망퇴직 카드까지 꺼냈다. 지난달 현대제철이 자회사 현대IMC의 희망퇴직을 접수한 데 이어 포항공장 기술직에 대해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구조조정 규모가 확산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박신영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