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로봇이 사람보다 물건 목적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무거운 제품도 번쩍 들어올려 필요한 곳에 안전하게 옮겨둔다."
국내 물류기업이 로봇개발에 뛰어들며 무인배송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물류 로봇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영향도 있지만 물류기업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물류센터에서 로봇은 생소한 존재가 아닌 필수요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10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물류 로봇 시장 규모가 2023년 86억달러(12조4800억원)에서 2032년 300억 달러(43조5300억원)로 연평균 약 15%의 복합성장률(CAGR)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023년 시장 전망치는 50억달러(7조2600억원) 정도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물류 업무와 서비스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로봇 기술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복잡한 물류 현장, 로봇이 해결
국내 대표 물류 업체들은 물류센터부터 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스마트 기술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의 가장 큰 고민은 쉼 없이 들어오는 물량을 사람의 속도로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형 파레트를 일일이 사람이 옮기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높은 선반에 쌓인 재고는 확인하기도 어렵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 운송로봇 'AMR'과 '피킹 로봇'을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건
CJ대한통운이다. 용인, 곤지암, 인천 등 자사 물류센터에 로봇이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인천 GDC에는 로봇을 활용한 큐브 형태의 물류 자동화 시스템 '오토스토어'를 도입했다. 로봇 140대가 큐브 사이를 오가며 제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오토스토어의 피킹 로봇 도입 후 인천 GDC 센터에서출고 처리 능력은 기존 대비 2.8배 향상됐다. 당일 최대 출고량도 1.5배 증가했다.
한진도 자사 물류센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드론과 스마트 글래스 도입을 통해서다. 드론 4대만 있다면 1시간 기준 1500개 팔레트 스캔·기록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진의 설명이다. 스마트 글래스 또한 작업자가 자유롭게 양손을 쓸 수 있고, 관리 시스템과 연동돼 물류 작업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은 이같은 첨단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물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문앞까지 '로봇 배송' 시대 온다
고객에게 상품이 전달되는 라스트마일 배송 단계에 로봇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물류 대기업들은 로봇 전문 스타트업들과 손 잡고 미래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롯데글로벌로직스는 최근 봇 물류자동화 전문 기업 필드로와 '로봇 및 물류자동화'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협약에 따라 로봇 및 물류자동화 사업 모델을 설계하고,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며 이를 실증하기로 했다. 필드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 자동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사업화 지원에 상호 협력한다.
특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배송로봇을 활용한 '로봇 배송' 서비스 상용화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롯데글로벌로직스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규제혁신 로봇 실증사업’ 2단계 사업을 추진, 로봇이 고객 현관문 앞까지 물품을 배달하는 '로봇 배송'을 추진한 바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스마트 물류 혁신을 실현하고 첨단 물류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도 로봇 솔루션 기업 에이딜로보틱스와 손 잡고 '피스피킹' 로봇 상용화를 추진한다. 피스피킹이란 개별 상품을 집어 옮기는 작업으로, 현재까지 배송 단계에서는 상용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에이딘로보틱스는 CJ대한통운이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성에 맞는 상품 핸들링 로봇 솔루션을 개발 및 공급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향후 선도적인 물류기술 확보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유망한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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