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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와 주요 식품 업계 관계자들이 물가인상 자제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파이낸셜뉴스] 기후플레이션(기후 이상에 따른 식품 가격상승)으로 인한 주요 수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식품업계의 원가 부담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미·중 관세전쟁까지 겹치면서 식품업계는 올해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은 악화되는 '비대칭 경영'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관세청이 발표한 1월 주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 현황(잠정치)를 분석한 결과 주요 수입품목 104개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50여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생두 1㎏의 수입 가격은 1월 기준 8478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6.4% 올랐다. 기후플레이션에 따라 커피,
카카오, 올리브 등의 생산량 감소로 가격 인상 추세는 몇 년째 지속 중이다.
인스턴트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커피 국제 가격도 2021년 t당 평균 1776달러에서 지난해 4088달러로 2.3배 증가했다. 코코아 분말을 만드는 카카오 가격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하며 초콜릿 가공품의 가격도 연이어 올랐다. 국민과자 빼빼로를 생산하는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상 단행 후 8개월 만인 이달 들어 26종 제품 가격을 또 한번 올렸다.
라면과 과자 등에 사용되는 팜유는 54.7%, 아몬드(41.9%), 버터(33.5%), 제분용밀(22%), 올리브유(11.4%), 설탕(11%) 등도 두 자릿수 가격이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가뭄, 홍수, 폭염 등 이상기후 현상이 지속되면서 농작물 가격의 추가적인 인상과 이에 따른 식품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식품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열풍에 따라 매출 3조원(잠정실적)을 넘긴 국내 식품사는 11개로 추산되고 있다. 2023년부터 '3조 클럽'에 들어온 △
CJ제일제당 △동원F&B △
대상 △롯데웰푸드 △
오뚜기 △
SPC삼립 △
농심 △롯데칠성음료 △CJ프레시웨이에 이어 △
풀무원 △오리온이 새롭게 추가될 전망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을 올해 들어 국내 주요 식품사 7곳 이상의 목표 주가를 10~20% 가량 낮췄다. 원재료 가격 인상과 내수 회복 부진에 따라 식품업계 전반으로 매출이나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간 관세전쟁도 식품사 실적에 악재다. 미국이 중국 농수산물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공급망 변화에 따라 K푸드의 수출 가격도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 마늘, 고춧가루, 생강, 밀가루 등 주요 원자재의 20~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다음주 중 정부에서 주요 식품사들과 함께 관세 인상 등 식품산업계 애로사항 청취 및 해결방안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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