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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미국발 관세폭탄 우려가 적은 종목들이 투자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당분간 불확실성에 따른 증시 변동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관세 무풍지대'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 오른 2481.6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30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면서 관세 부과 우려를 일부 덜어낸 국내 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반도체 등에 추가 관세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관세 부담의 무풍지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프트웨어(SW)와 엔터, 내수주가 최선호주로 거론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필요 없는 산업들이 곧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업종"이라며 "소프트웨어, 미디어·엔터, 금융·유통·건설 등 내수주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날까지(1월21일~2월4일) 소프트웨어·엔터 업종의 수익률이 국내 증시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44% 하락한 반면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5.52% 상승했다. 이 지수는 네이버·
카카오 등 소프트웨어 관련주와
에스엠·
하이브 등 엔터주 등을 포함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기업의 경우 콘텐츠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매출이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관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더해 중국 딥시크발 저비용·고성능의 AI 개발 기대감, 샘 올트먼 오픈AI 방한 등이 겹쳐 주가 상승세를 위한 긍정적인 기술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에 고성능 AI 모델이 낮은 가격으로 제공되는 현 추세는 긍정적"이라며 "네이버는 온서비스 AI를 내세우며 플랫폼 전반에 AI 기술 도입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엔터주는 대표적으로 '관세 무풍지대' 관련주로 꼽힌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서 서비스업은 규제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은 데다, 앨범이나 기획상품(MD) 등은 관세 대신 소비자에게 가격으로 전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디어·엔터 업종은 지난 2018년 첫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됐을 당시 지수 대비 아웃퍼폼했다"고 말했다. 2018년 한 해 동안 JYP엔터(22.91%),
와이지-원(30.03%) 등은 코스피(-17.28%) 대비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내수주로 분류되는 건설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수주, 매출, 이익 대부분이 내수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취임 이후 KRX 건설지수(2.16%)는 지수 대비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기관도
현대건설 주식을 772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건설 기업의 수주잔고와 매출, 이익 규모는 관세보다는 국내 주택 사이클에 따라 오르내리는 데다, 해외 성과에서 미국이 기여하는 비중이 낮아 글로벌 관세 전쟁에서 비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정책으로 캐나다와 멕시코 내 정유 시설에서 원유 공급망을 중동과 아시아 지역으로 다변화할 경우, 해당 지역의 오일·가스 프로젝트가 다시 활기를 띨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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