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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기차 의무화 철회"…현대차 등 국내기업 '대책마련' 분주

파이낸셜뉴스 2025.01.21 16:48 댓글 0

전기차 산업 표류...트럼프 '회귀정책'
韓자동차 및 배터리사 3대 조치 주목
IRA 폐기 및 수정, 멕시코산 25% 관세부과
한미FTA 재검토 등 산업, 통상질서 변화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날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류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 날인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류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 현대자동차그룹을 위시한 자동차 부품사, 배터리사 등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회귀 정책'에 따라, 전기차 산업이 당분간 표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부품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다음 조치로, 크게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의 기반이 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폐기 및 시행령 수정 △멕시코·캐나다산 25% 관세부과 및 중국산 60% 관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여부 등 세 가지를 주목하고 있다.

■車산업, 트럼프 행정부 '3가지 카드'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사에서 "'그린 뉴딜'로 불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끝내고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면서 "자동차 산업을 구하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기차 의무화 정책 폐기를 선언했다. 2030년까지 미국 내 모든 신차의 50%가 전기차여야 한다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폐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방침의 연장선상에서 모든 정부 부처에 IRA와 인프라법에 따라 책정한 자금 지출을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중단 대상에는 전기차 충전소용 자금도 포함된다. 아울러 주정부의 내연기관차 판매 제한 규정을 폐지, 조정하라는 지시도 함께 내렸다.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25% 관세에 대해 "오는 2월 1일에 (부과)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들에 대한 일명 '보편관세'공약에 대해서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도 "조속히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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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멕시코 공장 전경. 기아 제공

IRA폐지 추진 및 관련 자금 지출 중단 조치, 멕시코에 대한 25% 고율의 관세부과는 미국시장 비중을 늘리고 있는 현대차그룹 및 자동차 부품업계, 배터리사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으나, 25% 내지는 그에 준하는 관세가 부과될 경우, 당장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기아, 현대모비스, HL만도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타격이 가해진다. 미국에 공장을 세운 배터리사들의 세액공제 역시, 축소되거나 중단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 조성대 통상연구실장은 "IRA 폐기를 위해선 상·하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IRA를 바로 폐기하기보다는 행정명령 등을 통해 IRA에 따른 혜택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 美 하이브리드 생산 확대
IRA 폐기 가능성이 커지고,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는 '유연 대응'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까지 모든 종류의 차량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십분 살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당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구축한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하이브리드 생산시설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신공장과 현대차 앨라배마공장, 기아 조지아공장의 총 연간 생산량을 118만대까지 끌어올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방침이다.

현대제철도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기아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미국에 첫 해외 생산 기지를 지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장벽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량 확대는 국내 공장 생산 물량의 사실상의 조정을 의미한다. 미국의 제조업 집중으로, 주변국에는 부정적 영향이 가해지는 '근린 궁핍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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