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지급여력비율 소폭 상승
생보사는 3분기 연속 하락 겪어
지난해부터 이어진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이 올해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하와 보험회계 관련 제도 변화 등으로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K-ICS비율은 지난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과 함께 도입된 자본건전성 지표다.
14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최대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화생명(8000억원),
현대해상( 9000억원)을 비롯해 보함사들이 2조3000억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자본성증권은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손실을 상쇄하는 특징이 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이 대표적이다.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한 보험사의 자본 확충은 지난해부터 꾸준한 모습이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은 모두 8조325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했다. 전년 대비 182.6% 증가한 수치다. 자본성증권 발행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FRS17 적용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을 대거 발행했던 2022년(4조5899억원)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도 강화와 금리 하락이 보험사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보험사 부채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줄면서 자산 증식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빨라져 킥스가 하락하게 된다"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킥스를 맞추기 위한 보험사의 자본 확충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업법상 모든 보험사의 킥스 최소 기준치는 100%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의 비율 유지를 권고하고 있다. 배당 등을 고려하는 상장사의 경우는 200% 내외를 유지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기준을 고려하면 올해 손해보험사 대비 생명보험사의 자본확충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사의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킥스는 218.3%로, 전분기(217.3%) 대비 1.0%p 상승했다. 전체 보험사의 킥스는 상승했으나 생명보험사만 놓고 보면 하락세가 지속됐다. 생명보험사의 킥스는 211.7%로 전 분기 대비 0.9%p 하락했다. 지난해 1·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손해보험사는 같은 기간 227.1%로 3.1%p 상승했다.
특히 생명보험 1위인 삼성생명의 지난해 3·4분기 킥스는 193.5%로 전 분기보다 8%p 하락했다. 삼성생명의 킥스가 20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3'로 꼽히는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전분기보다는 상승했지만 각각 164.1%, 170.1%에 그쳤다.
금감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한다는 입장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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