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후 자사주 매입공시 32건...월 평균은 37.4건
고려아연 4천억 발표로 급등, KT&G도 3372억 발표
[파이낸셜뉴스]
증시가 급락하면서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발표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급락이 시작된 지난 2일 이후 발표된 자사주 취득 예정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시장의 반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낙폭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발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증시 급락이 발생한 이달 2일부터 지금까지 상장사 32곳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다. 코스피 상장사 12곳, 코스닥은 20곳이 자사주 취득을 발표했다.
올해 들어 월평균 자사주 취득건수가 평균 37.4건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 5거래일 만에 평소의 85.6%에 달하는 자사주 취득이 결정된 셈이다. 빅테크발 조정이 나타나며 올해 최다를 기록한 7월의 자사주 취득 공시도 54건 수준이었다. 급락장에서 상장사들이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5일간 결정된 자사주 취득 규모만 9983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자사주 취득은 대부분 코스피 상장사에서 나왔다. 고려아연이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발표하면서 선두에 섰고, KT&G가 3372억원, 미래에셋증권이 68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는 HPSP가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발표하면서 가장 규모가 컸고, 이녹스첨단소재, 디오, 에스앤에스텍이 각각 100억원 규모의 매입을 공시하며 주주 챙기기에 나섰다.
자사주 취득 발표는 주가 안정에 뚜렷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7일까지 4거래일간 자사주 취득을 발표한 상장사 대부분이 공시 당일 대비 주가가 상승했다. 지난 2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바이오노트가 이날까지 14.47% 상승했고 신대양제지, 한국맥널티,
엠게임 등은 10% 넘는 상승을 기록했다. 매입 규모가 가장 큰 고려아연은 지난 7일 자사주 취득을 공시하자 주가가 치솟으면서 8.66% 급등 마감하기도 했다.
상장사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간에 워낙 급락하다 보니 주주들의 자사주 매입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자사주를 매입할 여력이 있는 상장사들이 발빠르게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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