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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株 덮친 침체 그림자… "매수 기회" vs "추락 전조"

파이낸셜뉴스 2022.08.10 17:59 댓글 0

美 반도체 기업 실적 하향 조정에 SK하이닉스·삼성전자 회복 제동
증권가 부정적 변수로 '칩4' 꼽아
바이든 반도체육성법엔 기대감


국내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방향을 잃었다. 지난달 저점을 찍고 회복세를 보여왔으나 다시 글로벌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린다.

■악재가 호재 덮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0% 내린 5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5만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처음이다.

SK하이닉스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이날 SK하이닉스는 3.47% 하락한 9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일 8만7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같은 달 하순 1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2주 만에 9만원선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증권가는 미국의 반도체기업들의 실적이 하향 조정된 때문으로 풀이한다.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한국시간) 올해 6~8월 실적이 기존 가이던스(회사 전망치)의 하단을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래픽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도 올해 2·4분기 매출액이 당초 제시한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예고한 바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5월 말 제시했던 매출 가이던스(81억달러)에서 무려 17%나 낮췄다"며 "가이던스 하향을 반영하면 마이크론과 엔비디아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2분의 1,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호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산업 및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반도체 산업육성법'에 서명했다. 2800억달러(약 366조원)가 반도체산업에 투입되고,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매수 기회인가, 추락 전조인가

전문가들은 잇따른 악재가 국내 반도체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업체들이 가이던스 하향을 연달아 제시하고 있다"며 "반도체 수요 둔화가 기존 시장의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어 국내 반도체업종에 대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부터 최소한 내년 1·4분기까지 이익 하향 추세와 추가적인 매크로 변수 확인과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매크로의 뚜렷한 긍정적 변화가 없어도 투자심리 회복으로 단기 상승은 가능하지만 이 경우 메모리 반도체 대형기업과 다른 섹터 간에 상대적 탄력성 우위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미 행정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참여를 둘러싼 논의도 부정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현우 연구원은 "칩4로 인한 수혜는 마이크론, 인텔 등 미국기업에 집중되고 한국의 참여는 국내 반도체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중국은 한국 메모리반도체 수출에서 74.8%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주가가 바닥 수준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연초 대비 20% 이상 하락해 역사상 최저점 부근에 위치해 있다는 판단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밸류에이션 바닥 부근에 위치해 재고 조정과 실적 감소 등의 우려를 선반영한 것으로 본다"며 "재고조정과 설비투자 축소 이후 내년 메모리 시황 개선을 대비해 하반기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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