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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국제회계포럼] 회계분쟁 조정 독립기관과 감사기구 기능 강화 필요

파이낸셜뉴스 2021.11.24 15:05 댓글 0

[파이낸셜뉴스] "대륙법 제도 환경에서 영미법적인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을 적용하는데 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회계분쟁 조정 기능을 가진 별도 독립기관 마련, 감사 기구의 실질적 기능 강화, 관련 교육 확대 등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
파이낸셜뉴스와 한국공인회계사회 주최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회계포럼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에는 장석우 고려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기영 명지대 교수,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원 상임위원, 이동근 한영회계법인 품질위험관리본부장, 황보현 아이센스 감사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자들 "회계기준 해석 불확실성 등 기업 어려움 상당"
토론자들은 IFRS 도입 이후 기업 내부적으로 재무제표 작성 능력과 회계정보의 질 향상 등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회계기준 해석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황보현 아이센스 감사는 "기업 관계자 대다수가 과거에 비해 재무제표 신뢰성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는 재무제표 작성 과정에서 회계 업무의 복잡성이나 주석 공시 증가로 인한 외부 자문 필요성으로 비용이 증가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와 감사인 간, 감독당국 간 회계기준 해석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향후 감독 대응이나 소송 분쟁 및 법률 비용 상승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회계처리 능력이 떨어져 외부감사인 의견에 많이 의존해온 중소기업들에게는 비용 상승으로 중압감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김기영 교수 역시 "과거에는 개별 기업 내지 산업 특성을 반영한 기준이 우리 스스로 가능했지만 IFRS 도입 이후 어려워진 측면이 있어 기업들이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는 IFRS가 하나가 아닌 복수의 정답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이기 때문이라고 토론자들은 입을 모았다. 원칙 중심의 회계 기준이 합리성을 근거로 회사 스스로 회계처리를 진행하는 방식이라면 규칙 중심의 회계 기준은 명확하게 해석 가능한 통일된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회계기준을 적용하는 식이다.

황보 감사는 "모든 법을 법규범화시키고 법규에 따라 사실 관계를 분석하는 대륙법계인 우리나라의 법률 문화에서는 (원칙 중심의 영미법계인 IFRS와) 괴리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기영 교수 역시 "기업 스스로가 판단해 회계처리 기준을 적용하는데 자신감이 떨어지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분쟁조정 기능 등 다양한 해법 제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계분쟁 조정 기능을 가진 별도 독립기관 마련, 감사 기구의 실질적 기능을 위한 법 제도 변화, 관련 교육 확대 등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황보 감사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기능을 독립적으로 확보하고 금감원 도움 없이 회계 감리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한데 증선위 내 독립 기구로서 한국회계기준조정원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의 대응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황보 감사는 "회계기준원의 질의회신 기능이 적극 확대돼야 하고 IFRS 도입으로 회계 정합성 높이고 있는 감사 기구가 실질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법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도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과 학계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송병관 금융위원회 기업회계팀장은 "IFRS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은 정부와 한국회계기준조정원이 좀 더 노력해야 할 과제"라며 "다만 기업과 기준원, 정부 소통으로 바이오 산업 등에 대한 지침이 마련된 것처럼 기업 대표 단체들과 기준원간 정기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조정원 상임위원 역시 "IFRS가 원칙 중심 회계 기준이다보니 적용 과정에서 의사소통이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며 "여러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서로 공유하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제재와 관련해서도 "감리 과정에서 피조치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과 다양한 회계처리를 인정하자는 지적이 나오는데 둘다 정부가 고민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권익 관련해서는 여타 행정 조사 대비 과도한 부분 있으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건 한영회계법인 품질위험관리본부장은 "회계 투명성과 관련해 여러 이해관계자가 고통스럽게 만들어놓은 신뢰 문화가 전세계 투자자들이 신뢰하는 데 큰 토대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투명성에 대한 논의가 회계기준 제도에서 나아가 기업지배구조 논의로 확대·심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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