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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에서 '더현대 서울'로… 도전의 반세기, 새 역사 연다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50주년]

파이낸셜뉴스 2021.06.16 18:01 댓글 0

1971∼2021
그룹 복지 담당하던 금강개발산업이 모태
1975년 강남 개발 맞물려 유통 '첫발'
1985년 압구정본점 열면서 백화점 시대
외환위기때도 신규점 오픈하고 M&A
파격과 도전으로 50년간 노하우 축적
"2030년 매출 40조… 100년기업 도약"




슈퍼마켓으로 시작해 '더현대 서울'까지. 과감한 도전으로 유통업계 후발주자에서 '스타'로 거듭난 현대백화점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초 발표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100년 기업'으로 탄탄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지선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정 회장은 또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 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파격과 도전의 50년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모태는 1971년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이다. 당시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는 회사였다. 국토 개발과 '중동 건설붐'이 일었던 1970년대 국내와 해외에서 일하는 현대그룹 임직원들과 현장을 함께 누볐다.

금강개발산업은 1975년 서울 강남 개발과 맞물려 유통사업에 첫 발을 내딛는다. 현대건설이 서울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상가 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은 것이다. 이후 1985년 백화점사업에 진출하며 유통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고, 2001년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 다각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다지게 된 전환점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개점이다. 1985년 압구정본점을 오픈하며 문화·예술 콘텐츠를 앞세운 '문화 백화점 전략'을 택했다.

이른바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었다. 매장 안에 문화센터와 갤러리, 공연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파격적 선택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고객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남백화점 시대'가 열린 시점이자, 당시 후발주자였던 현대백화점의 위상을 제고한 단초가 된 셈이다.

압구정본점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현대백화점은 여세를 몰아 1988년 무역센터점을 연다. 특히 '쇼핑 유토피아의 구현'이란 슬로건 아래 문화와 휴식을 접목한 새로운 쇼핑 개념을 선보였다. 두 지점의 성공으로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진출 3년여 만에 '고품격 명품 백화점'으로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

다음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현대백화점은 1990년 후반 외환위기의 어려움을 뚫고 백화점 사업 확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국내 백화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며 구조조정이 한창 이뤄지던 시기였다. 당시 현대백화점의 '신규점 출점'과 '인수합병(M&A)'은 상당한 모험으로 평가됐다.

1997년 현대백화점 천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998년에는 부도 위기에 놓인 울산 주리원백화점과 서울 신촌 그레이스백화점을 차례로 인수해 울산점과 신촌점을 각각 열었다. 2000년대에 들어선 현대백화점 미아점(2001년)과 목동점(2002년), 중동점(2003년)을 연이어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의 정면돌파 전략은 시장 성과로 돌아왔다. 2001년에는 TV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온·오프라인 유통사업의 양대 성장 축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유통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 TV홈쇼핑 사업자로 선정되며, 대내외에 현대백화점그룹의 역량을 다시 한 번 과시하게 됐다.

■ 2030년 매출 40조 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0년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담은 '비전 2020'을 선포하고,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3대 축으로 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것도 이 시점이다.

2010년 현대백화점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대구점(2011년), 충청점(2012년), 디큐브시티(2015년)에 이어 2015년에는 수도권 최대 규모 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 경기도 김포(2015년)와 인천광역시 송도 신도시(2016년)에 프리미엄아울렛을 선보이며 아울렛 사업에도 첫 발을 내딛었다.

성과도 좋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오픈 5년 4개월 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 클럽 가입'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전한 코로나 여파 속에 올해 초 문을 연 '더현대 서울'도 우려를 깨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지난 2012년 국내 여성복 1위 기업 '한섬'과 가구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를 차례로 인수하며 패션과 리빙·인테리어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7년 'SK네트워크 패션부문'까지 추가로 인수한 한섬은 디자인 차별화와 노세일 정책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며 국내 대표 패션전문기업 반열에 올랐고,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2018년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하며 업계 선두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2015년 렌탈 전문기업 '현대렌탈케어'를 독자 설립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며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천연 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뷰티·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고, 올해 1월에는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을 인수하며 선택적 복지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창립 첫 해 8400만원에 불과했던 그룹 매출은 지난해 20조원을 달성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비전 2030'을 올해 초 발표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추진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오는 2030년 매출 40조원 시대를 연다는 게 핵심 목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패션, 식품, 리빙·인테리어 등 주력 사업분야의 미래 환경 변화를 고려해 신규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성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세대에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함께 내놨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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