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증권가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으로 급등한 재건 테마주에 대한 투자 주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올해 첫 매도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묶이는 HD현대건설기계는 올 들어(1월 2일~2월14일) 33.62% 급등했다.
같은 기간
대동기어(76.06%),
현대에버다임(36.85%),
동일고무벨트(17.4%)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모두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 묶이는 종목들이다. 대동기어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농기계를 수입·판매하는 총판사와 계약을 맺었고, 현대에버다임은 건설중장비 및 소방차 제조업체로 알려져 있다. 동일고무벨트는 미국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사와 공급 계약을 맺어 재건 테마주로 부각됐다.
재건 테마주가 강세를 띤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해 러시아-우크라이나전 종전 관련 대화를 나눴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우크라이 전쟁이 끝날 경우 국내 관련 기업들이 재건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감에 건설장비주 주가가 크게 뛰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재건 테마를 업은 건설장비주 주가 상승세가 과도하다며 투자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지난 14일 '종전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하며 HD현대건설기계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매도 의견 보고서가 발간된 것은 올해 처음이다.
증권가에서는 재건이 필요한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 점령지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러시아 점령지에 대해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라'며 영토 포기를 요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 점령지는 러시아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 대한 재건 관련 연간 총 투입 금액은 400억~500억달러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며 "유럽, 미국 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현재 국내 건설기계 업체의 주가 수익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매수→중립)과 신한투자증권(매수→단기매수)도 이달 HD현대건설기계에 대한 투자의견을 낮춘 바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쟁사와 비교하면 업황 둔화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 재건 기대로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해 현 주가 대비 상승여력이 축소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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