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트럼프발 정책 기대감을 업은 조선·방산주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반면 인터넷 ETF는 차익실현 여파에 하락세를 보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상품은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를 편입한 'PLUS 한화그룹주'로, 이 기간 22.57% 상승했다. 레버리지, 인버스 종목과 일평균 거래량 10만주 이하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기준이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주가가 최근 일주일 만에 20% 넘게 급등한 영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매출 11조2462억원, 영업이익 1조7247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3%, 190% 증가한 수치다.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증권사 18곳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나란히 상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방산주가 상승세를 보이자 관련 상품 수익률도 크게 뛰었다. 지난주 수익률 2·3·4위에는 'PLUS K방산'(17.86%), 'TIGER 우주방산'(13.90%), 'SOL K방산'(12.62%)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해군준비태세 보장법' 발의 소식에 조선주 관련 ETF도 지난주 강세를 보였다. 미국과 상호 방위조약을 맺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거나 부품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으로, 국내 조선사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시작하는 자국 우선주의 가치에서 방산업의 수혜는 명확하다"며 "미국 군함 건조 가능성에 최근 조선·방산주가 급등한 가운데, 경쟁우위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내 금 투자 수요가 폭증하면서 'ACE KRX금현물'(12.55%)도 수익률 상위권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금값 급등을 부추겼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금값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요 폭증에 KRX 금현물과 국제 금값의 괴리율이 크게 벌어졌다"며 "향후 정상화 과정에서 단기 충격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국제 금 현물이나 금 선물로의 교체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반면 소프트웨어 관련 ETF는 하락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TIGER 소프트웨어'(-7.22%), 'TIGER 인터넷TOP10'(-5.86%), 'KODEX 미디어&엔터테인먼트'(-5.56%) 등이다. 이들 상품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가장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달 초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발 수혜 및 오픈AI 협업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인 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가 컸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돌자 주가 낙폭이 확대됐다.
인도 증시 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4.56%)는 하락률 4위를 기록했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는 트럼프의 관세 카드 전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대외 리스크 심화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인도 정부의 정책 지원에 따른 민간소비 촉진 및 경제 성장 회복세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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