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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
[파이낸셜뉴스]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되는 임시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22일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의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고려아연은 승부수로 던졌던 '집중투표제 카드'가 법원의 가처분 신청 부분 인용으로 무산되자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이 최윤범 회장 등 최씨 일가 및 고려아연 계열사인 영풍정밀이 보유하고 있는 영풍 지분 일부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SMC는 고려아연이 호주에 세운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설립한 아연제련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의 손자회사로, 고려아연은 상법 342조 3항에 따라 이를 자회사로 본다. SMC는 이날 장외매수를 통해 영풍 지분 10% 이상을 새로 취득했다. 이번 지분 거래로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순환출자 고리'가 생기게 됐다.
고려아연은 호주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선메탈홀딩스를 통해 SMC를 100% 지배하고 있다. SMC가 영풍 지분 10.3%를 확보하면서 고려아연 지분 약 2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된다. 고려아연은 SMC의 영풍 주식 취득으로 상법상 의결권 규정이 새롭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상법 369조 3항은 회사, 모회사 및 자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의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임시 주총에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영풍 지분 약 25%의 의결권 효력이 사라진다면 최 회장 측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
하지만 영풍·MBK 연합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영풍·MBK는 "상호주 소유에 관한 상법 조항들은 '국내 법인'인 '주식회사'들 사이에만 적용된다"며 SMC는 외국기업이자 유한회사라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 영풍정밀이 제출한 영풍에 대한 주식 대량보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선메탈코퍼레이션의 정식 명칭은 'Sun Metals Corporation Pty Ltd'이며 법적 성격은 유한회사로 분류됐다.
영풍·MBK는 "최 회장이 공정거래법상 순환출자구조의 허점을 이용했다"며 "정부에서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외국 법인을 이용한 순환출자규제를 회피함으로써 또 하나의 역외 탈법행위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국 손자회사를 이용한 상호주 의결권 제한 주장은 의결권 지분 판세에서도 밀리고, 집중투표 방식의 이사선임도 불가능해진 최윤범 회장이 감행한 기습적이고 불법적인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과 최 회장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의결권 제한 시도에 대항해 잘못된 점을 내일 주주총회에서 설명하고, 정당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고자 한다"며 "최윤범 회장은 본인의 자리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은 물론 대한민국의 자본시장 전체와 법률 시스템을 흔드는 위법한 행위를 즉시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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