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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토일 제작] 일러스트 |
[파이낸셜뉴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올해 3·4분기 기업 실적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경우 연말까지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잿빛전망도 나온다.
10일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58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지난 7월 13.5%, 8월 11.0%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뚜렷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3·4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주된 요인으로 수출 모멘텀 둔화를 꼽는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꺾이면서 기업들의 수출 증가율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내수 경기가 받쳐주지 못해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와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으로 인한 에너지, 화학 업종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대신증권 조재운 연구원은 "수출이 시장의 기대만큼 좋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IT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내렸다"며 "이외에도 에너지 화학의 경우 실적을 바닥으로 보고 있었지만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더 부진했다"고 진단했다.
IBK투자증권 정용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업으로 보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컸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으로 보면 비용 대비 내수 중심의 경기가 좋지 않았던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4·4분기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도 암울하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상장사 244곳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 합산액은 58조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64조1636억원) 기대치 보다 9.2% 낮아진 금액이다. 세 달 전 68조633억원과 비교하면 10조원 가까이 급감한 규모다. 전월대비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이상 하향된 기업 수는 57개에 달한 반면 10% 이상 상향된 종목은 15개에 불과했다.
특히 3·4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이차전지 기업들의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올해 말까지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해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19.2% 낮아졌고, 한미반도체도 17.5% 하향됐다. 같은 기간
LG화학(-82.4%),
삼성SDI(-47.6%)도 실적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증권가에서는 4·4분기에 실제 기업 실적이 이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4·4분기는 기업들이 일회성 비용 등을 대거 반영하면서 어닝 쇼크가 나타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상장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은 계절적으로 부진하다. 올해 역시 과거의 계절성과 반대로 가는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내년 1·4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환율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조재운 연구원은 "내수의 경우 더 증가하거나 감소할 여지가 없기 때문에 결국 중요한 건 수출"이라며 "수출은 곧 환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4·4분기 환율이 어느 구간에서 형성되는지, 또 수출액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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