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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023.09.22 00:33 댓글 0
세계적인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70년 만에 언론사 경영에서 물러난다.
올해 92세인 머독은 21일(현지시간) 자신이 보유한 언론사들을 통해 오는 11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 코퍼레이션 회장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남인 라클런 머독(52) 뉴스코프 공동 회장이 이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머독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평생 뉴스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좇으면서 하루를 보냈고, 앞으로도 이는 변치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제 다른 일을 해야 할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매일 회사의 ‘아이디어 경연대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명예회장으로서 회사 운영에 조언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자리를 물려받는 장남 라클런에 대해서는 "열정적이고 원칙이 있는 리더"라는 평가를 내놨다.
호주 출신인 머독은 아버지에게 작은 지역 신문사를 물려받으며 언론계 경영에 나섰다. 이후 호주 최초의 전국 일간지를 창립하고 영국, 미국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미디어 제국의 수장이 된 인물이다. 자극적인 뉴스를 주로 다루는 타블로이드지인 영국의 더선, 미국의 뉴욕 포스트는 물론, 유력 경제지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더타임스, 20세기 폭스사까지 인수했다.
현재 그가 회장인 뉴스코프는 WSJ를 발행하는 다우존스,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의 모회사다. 앞서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를 통해 막후에서 호주·영국·미국 등 각국의 정치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머독의 추정 재산은 2023년 기준 173억달러(약 23조원)으로 세계 부자 순위 7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머독의 후계자인 라클런은 성명을 통해 "그의 비전, 개척정신, 확고한 결단력, 유산에 감사한다"면서 "머독이 명예회장직을 맡게 된 데 감사하며 그가 계속해 귀중한 조언을 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