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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POINT] 중고차 시장 개방, 제도 따로 기업 따로

매일경제 2022.01.22 00:04 댓글 0






국내 중고차 시장 개방(대기업 진출 허용) 문제와 관련해 시계가 서로 따로 돌고 있다. 초침은 흘러가는데 분침이 움직일 줄 모른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할지 여부를 논의했지만 기존 중고차 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관계자들 간 이견을 조율하지 못해 최종 결론을 3월 이후로 미뤘다. 오는 3월 9일이 대통령선거이니 공을 차기 정부로 떠넘겨버린 셈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협의는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이에 현대자동차·기아도 올해 1월부터 중고차 사업을 위한 필요 절차를 당장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미결'로 대기업 발걸음엔 제동이 걸렸다.

국내 완성차 1위 업체가 재빠르게 초침을 돌렸지만 현재로선 단 1분도 나아가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중고차 사업 관련 준비가 사업 개시와는 무관한 만큼 시장 진출에 필요한 절차를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 언제나 그랬듯이 제도 변경에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차근차근, 그러나 치밀한 속도로 준비해간다.

현대차·기아 같은 완성차 업체는 그간 서비스센터를 광범위하게 운영하며 차량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금 국내 중고차 시장은 그만큼 신뢰할 만한 차량 점검의 주체를 갖고 있지 않다.

소비자는 결함투성이 중고차를 비싼 값에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중고차 허위 매물 피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자명하다.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업종에선 결함 있는 제품이라도 멀쩡한 것처럼 파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완성차 대기업이 진출하면 직원이 중고차를 많이 판다고 해서 본인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니 정해진 점검 절차를 꼼꼼히 따져가며 원칙대로 중고차를 팔 수 있다.

벤츠나 테슬라 등 수입차 업체들은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상생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로 그간 중고차 사업에 발도 딛지 못했다. 그나마 희망이 보이는 건 올해가 중고차 개혁의 적기라는 생각을 대다수 시장 참여자가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공은 차기 정부로 넘어갔지만 새 정부는 이 문제를 자동차 업계 선결 과제로 올려두길 바란다. 아직 국내에선 신차보다 중고차를 사는 사람이 1.4배 많다. 정부는 소비자 피해를 뻔히 알면서도 그저 감내하라며 방관해선 안 된다.

[산업부 = 서진우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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