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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제주대병원, 코로나 블루 날릴 ‘예술치유클리닉’으로

파이낸셜뉴스 2021.04.14 02:08 댓글 0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공간 이아’, 치유 프로그램에 집중
코로나19 장기화…예술인 지원·도민에게는 위로와 치유를


제주시 삼도2동 '예술공간 이아(貳衙)(옛제주대병원)' 모습. 이아는 조선시대 제주목사를 보좌하던 행정관청의 이름이다. [뉴시스]

[제주=좌승훈 기자] 병원에는 아픈 사람들이 온다. 병원에서 시도되는 치료는 대부분 몸의 치료다. 하지만 옛 제주대학교병원을 리모델링한 (재)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이승택)의 ‘예술공간 이아’에서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날릴 도민 참여 프로그램 ‘예술로 치유(治癒)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corona)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방콕 생활이 많아지고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재단은 13일 제주시 원도심 내 복합예술공간인 ‘예술공간 이아’가 코로나19로 지친 제주도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다채로운 문화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첫 시작은 ‘예술로 치유 프로젝트’다. 예술로 개인의 삶과 지역 공동체를 치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재단은 이에 따라 오는 30일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할 도민들과 도내 예술가들을 모집하고 있다.

도민 대상으로는 ▷치유의 기억 ▷위로의 기억 ▷유년의 기억을 주제로 각자의 추억이 담긴 기록물을 수집하고 있다. 선착순 100명에게 제주 청년작가들의 작품을 프린트한 워터북 물병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링거아트키트'를 제공한다.

'치유의 기억'은 힘든 순간에 무엇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 등을 듣는 것으로, 이아의 하반기 기획 전시 주제로도 쓰인다. '위로의 기억'은 힘이 되는 메시지를 문장이나 단어로 표현하면 된다. '유년의 기억'은 어릴 적 장난감과 함께 즐거웠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플라스틱, 금속 재질의 장난감을 모아 예술가들이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킬 예정이다.

수집된 기록물들은 예술가들이 예술 작품으로 제작해 내달 중 이아 곳곳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도내 예술가 대상으로는 ‘예술치유클리닉’을 주제로 공모 사업을 진행한다. 공모는 ▷응급프로젝트(찾아가는 문화예술 치유활동 지원) ▷백신 프로젝트(예술치유 콘텐츠 개발·실행 지원) ▷예술치유콜렉티브 이아로(路)(예술치유 창작활동 지원) 등 3개 유형으로 나눠 추진된다. 선정된 예술가들에게는 프로젝트 당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된다.

김오순 재단 예술지원팀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가에게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는 도민들에게는 예술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 삼도2동에 있는 옛 제주대학교병원은 도민들에게는 대학병원보다 ‘도립(道立)병원’이 더 익숙하다. 재단은 1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곳을 2017년 9월 ‘원도심 치유의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지난 100여년 동안 도민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역할을 해온 이곳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살려 ‘치유의 문화공간’이자, 문화예술의 허브’로 활용하기 위해 예술가와 시민들의 창의성을 개발하는 아트랩(jeju art lab) 공간도 갖추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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