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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급망…美연준, 금리인상으론 인플레 해결 못해"

파이낸셜뉴스 2022.07.05 18:16 댓글 0

애널리스트들, 美인플레 대응 지적
해법으로 통화부양정책 제안도
석유·가스 2분기 상품가격 하락
"인플레 터널 빠져나와" 목소리도


금리 인상을 통해 수요와 물가상승을 억제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해결책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반면 고공행진하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태국 방콕 소재 MBMG그룹의 경영 파트너인 폴 갬블스는 5일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훼손 때문에 발생한 것이어서 금리 인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급은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많은 기업들이 생산을 늘리는데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먼저 통화정책으로 공급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먼저 두손을 들고 항복해놓고는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차단 위협으로 에너지 파동을 겪고 있는 유럽에 대해 제재로 결국 유발시킨 것이라며 "스스로 발에도 발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CNBC는 현재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물가상승 통제를 위해 수요 둔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금리 인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물가상승에 미국 뿐만 아니라 호주,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태평양의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해왔다. 갬블스는 공급망 충격으로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연준의 경우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서는 통화부양책을 고려해볼 것을 제안했다.

HSBC의 선임 경제고문 스티븐 킹도 인플레이션을 수요나 공급에 탓할 수 없다며 팬데믹 이후의 봉쇄령(록다운),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이 인플레이션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킹은 그러나 선진국들의 경우 코로나19 록다운으로 인한 수요 감소 등 부작용이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CNBC는 이코노미스트들이 금리 인상을 인플레이션 해결책으로 여기면서도 침체를 촉발시킬 수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것이 투자와 고용 감소, 일자리 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와 달리 지표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치닫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석유, 밀, 천연가스, 목재, 옥수수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2·4분기 들어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배경이었던 상품 가격 오름세가 꺾이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품 가격이 아직 고공행진을 하고는 있지만 마침내 상승세를 끝내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천연가스 가격은 그동안 60% 넘게 폭등했지만 2·4분기 전체로는 3.9% 하락했다.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던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6월말 106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밀, 옥수수, 대두 등 곡물 가격 역시 3월말에 비해 6월말 가격이 하락했다.

면화는 가격이 폭락했다. 5월초 이후 30% 넘게 폭락했다. 건축 기초자재인 구리와 목재는 각각 22%, 31% 급락했다. 또 런던금속거래소(LSE)에서 산업 금속재 가격지수는 2·4분기 중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내빌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내빌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품가격 둔화는 인플레이션이 식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의 판단은 선물시장 흐름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으며 가격이 폭등했던 상품에서 돈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간체이스 상품전략가 트레이시 앨런에 따르면 6월 24일까지 1주일간 상품선물시장에서 약 150억달러가 이탈했다. 4주 연속 유출이다.

올 들어 약 1250억달러가 상품선물시장에서 빠져나왔다. 사상 최대 규모다. 스톤X그룹의 상품딜러 크레이그 터너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이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했는지는 모르지만 펀드매니저들은 그렇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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