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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하반기 경제폭탄 '금리인상'

파이낸셜뉴스 2021.06.23 18:00 댓글 0

창간 21주년을 맞은 파이낸셜뉴스가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 조사' 결과가 22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한국 경제가 올 하반기 본격적인 회복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V노믹스의 시작을 예고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이미 회복됐거나 올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측한 경제 전문가가 응답자의 63.7%에 달한다. 반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측한 경제 전문가는 16.0%에 불과하다. 또한 경제 전문가들이 예측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단순 평균하면 약 3.3%에 달한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작년 9월에 전망한 2.3%보다 훨씬 긍정적인 시각이다.

이런 긍정적 시각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 반등에 기반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 4월 발표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2020년 -3.3%에서 2021년 6.0%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은행(WB)도 지난 8일 1973년 이후 최고치인 5.6%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미국의 2021년 경제성장률이 무려 6.4∼6.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IMF는 2021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이번 파이낸셜뉴스의 조사 결과와 유사한 3.6%로 예상했다.

그러나 긍정적 경제전망은 금리인상이라는 양면의 칼을 갖고 있다. 팬데믹에서 벗어나면 나타날 물가급등이나 경기과열을 통화당국이 그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금리인상은 환율상승이나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투자자나 주식투자자에게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다. 그런데 금리인상은 실물경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가령 파이낸셜뉴스의 조사 결과에 따라 보도된 것처럼 코로나19 국면에서 증가한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 22일에 한국은행도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는데 2020년 대기업 1276개와 중소기업 1244개 중 이자보상배율 1.0 미만의 취약기업 비중이 39.7%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투자자들이 금리인상이 전망되는 지금 시점에 좀비기업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이유다.

한편 파이낸셜뉴스의 이번 조사에서 올 하반기 국내경제에 가장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 것은 바로 '가계부채'다. 우리나라의 올 1·4분기 말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765조원으로, 작년 말 국내총생산(GDP)의 103%를 넘어선 수준이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부채가 급증한 원인 중 초저금리 시대에 소위 영끌을 통한 빚투 열풍이 하반기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폭탄으로 변할까 우려된다. 개인들도 올 하반기 금리인상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그런데 미국 연준이 2023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두 번은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비춰 금리인상에 대응할 우리의 준비시간이 절대 길지 않다. 파이낸셜뉴스 조사에서도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보고 있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이 여전히 재정확대에만 빠져 있지만, 기업과 투자자 및 개인 스스로라도 금리인상에 대한 대응을 늦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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