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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부담에 홍콩 악재까지… 외국인 4300억 팔아치웠다

파이낸셜뉴스 2021.02.24 18:31 댓글 0

16일거래일만에 무너진 3000
파월 "제로금리 유지" 언급에도
국채 금리인상 우려감 해소 안돼
추가 세금 인상 이슈 부각 가능성


24일 오후 하나은행 서울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75.11포인트(-2.45%) 하락한 2994.98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코스피를 비롯한 홍콩 항셍, 중국 상하이종합, 일본 닛케이225 등 아시아 주요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다 홍콩 정부의 인화세(증권거래세) 인상 발표 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지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거나 앞두며 이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큰 상황에서 악재가 겹치자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24일(이하 현지시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2.45% 급락하며 지난 1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19억원, 135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 17일부터 6거래일째 '팔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2.93% 급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97%, 닛케이225 지수는 1.61% 하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지수도 일제히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국 지수가 떨어진 것은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2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인 1.369%를 기록했다. 올해 연초 0.93%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국 장기 금리 급등의 여파는 증시 한파로 이어졌다. 같은 날 나스닥지수는 341.42포인트(2.46%) 급락한 1만3533.05에 거래를 마쳤다.

23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고용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갈 길이 멀어 완화적 통화정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1.343%까지 떨어지기는 했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금리상승은 국채 등 채권 발행 증가로 인한 것이라 성격이 좋지 않다. 금리가 오르는 순간 적자기업들로 구성된 성장주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그동안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았던 점도 문제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금리상승 기조로 '세금 인상' 관련 이슈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급락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홍콩 정부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인화세를 전격 인상한 것이 세금 이슈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홍콩에서 증권거래세 인상 발표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증시가 급격히 빠지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며 "그동안 확장재정 정책으로 시장이 환호했는데, 정부가 자금을 덜 풀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할 정도로 중국에 경기과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유동성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강해질 수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가 예상 경로를 벗어난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관망세로 시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센터장은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1·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나 미국의 재정 부양책 확정 등 압도할 만한 호재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밸류에이션이 내려오고 주가가 상대적으로 싸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시장의 참여 빈도를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라며 "지금은 수익을 내기 힘든 구간이니 조금 쉬어가는 편도 좋다"고 제안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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