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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 이상혁이 30일 중국 항저우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페이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사진=뉴스1 |
[파이낸셜뉴스] "군대에 가게 된 청년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 드린다."
30일 중국 항저우 그랜드 뉴센추리 호텔에 마련된 대한체육회 스포츠외교라운지에서 전날 금메달을 따낸 각 종목 선수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한국 국가대표팀은 다소 난감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게 됐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왼쪽 뒤에 앉은 '룰러' 박재혁 선수에 마이크를 넘기려 했지만, 손사래를 쳤다. 결국 '쵸비' 정지훈 선수가 마이크를 들었다.
정지훈 선수는 "저희가 병역 혜택이 있는데,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합니다. 군대에 가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가서 잘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됐다.
LoL 한국 국가대표 6명은 막강한 경기력을 뽐내며 전승 우승을 일궈내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LoL은 한국 청소년 대다수가 즐기는 '종목'이며, 많은 팬이 롤 대표팀을 더 선망한다.
그러나 이들을 '고깝게' 보는 시선도 있다. 땀 흘리지 않는 e스포츠로 딴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슈퍼스타' 이상혁 선수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기존의 스포츠 관념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면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이 많은 분께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스포츠가 스포츠를 넘어 세대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혁 선수는 "롤은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포츠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단언하면서 "부모님 세대 분들은 게임을 알더라도 스타크래프트 정도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자녀분들과 함께 설명을 들으면서 보면, 그 자체가 가장 큰 기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